[월요 인터뷰] 설도윤 "100억들여 30~40억 벌면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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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대박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
"나 혼자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뮤지컬 시장 규모가 커져야 모두가 나눌 파이도 많아지는 거지요. '오페라의 유령'이 한몫 했다고는 하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에는 여전히 문제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직접 뛰기로 했어요. 하루 속히 힘을 키워 뮤지컬계의 해결사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공연계 최대의 화제작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제작한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46)는 이 작품이 지금까지 전석 매진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데도 뮤지컬계의 문제점을 먼저 짚고 나왔다.
한국 뮤지컬의 산업화를 주도해온 개척자로서 고뇌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달 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오페라의 유령' 브로드웨이 팀의 내한 공연 티켓은 17일 현재 총 19만석 중 14만석 이상 팔렸다.
지금까지 공연분은 전석 매진됐고 폐막일인 9월1일까지 한 달 보름 정도 남아 있는 공연 분도 이미 절반 정도 예매된 상태다.
매표 추이를 고려할 때 이 공연의 총 제작비는 100억원,총 매출액은 17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세금과 로열티,티켓 수수료 등을 공제한 순이익은 30억~4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최대 히트작 '맘마미아'의 순이익 2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이다.
설 대표는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을 한국 배우들이 펼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내놓아 한국 뮤지컬 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공연 성공 이후 국내 뮤지컬 시장은 급성장했다.
2001년 연 200억원 규모였던 뮤지컬 시장은 올해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뮤지컬 시장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모든 기록과 시스템이 바뀌었어요.
뮤지컬이 수익을 내는 상업예술로 받아들여진 것이지요.
이번 공연이 주목받는 것은 원작을 빈틈 없이 재현해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외국 작품을 수입해 공연한 게 아니라 우리가 캐스팅 단계부터 참여해 공동 프로듀싱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으로 3년 주기로 번갈아 국내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그래도 전석 매진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중독성이 강해 관객의 10%는 중복 관람할 것이고 새로운 관객들도 계속 생겨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오페라의 유령' 원제작사인 영국 RUG사로부터 '오페라의 유령'을 포함한 여러 작품의 한국 내 독점 공연권을 보장받은 상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20여년 동안 전 세계에서 1억명의 관객을 동원했고,입장료 수입만 5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영국 웨스트엔드나 미국 브로드웨이처럼 우리나라에 뮤지컬산업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1500석 규모의 전용극장이 적어도 서너 개는 필요 합니다.
그런데 아직 하나도 없어요.
100여년 전 미국 정부가 브로드웨이에 극장을 지어줬던 것처럼 우리도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정부가 2000억원을 투자해 전용극장을 4개 짓는다면 1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요."
4개 극장의 티켓 판매 수입만 2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광고 머천다이징 음식 교통 등과 관련한 경제 효과는 8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연기 음악 무대장치 마케팅 부문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감안하면 4개의 극장이 창출하는 일자리도 연간 5000~6000명으로 늘어난다는 지적이다.
"중지도에 오페라하우스를 건설하려는 서울시의 계획에는 반대합니다.
공연장에는 관람객들이 일시에 몰리기 때문에 건물 외에 다리도 건설해야 하고 환경도 고려하면 공사비가 600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요즘 관객들이 별로 찾지 않는 오페라를 위해 극장을 짓는 비용으로는 너무 많아요."
그는 그러나 공연 시장이 과열되면서 혼탁해지고 있는 경향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 시장 규모에 비춰볼 때 뮤지컬은 연간 30여편 정도 공연하는 게 적당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64편이나 무대에 올려졌다는 것이다.
투기자본이 공연 시장에 들어오면서 대형 오페라 '아이다',뮤지컬 '더 프라미스',일본가수 아무로 나미에 공연 등의 제작자들은 돈을 갖고 줄행랑을 쳤다.
그는 연말께 뮤지컬 '피핀'을 선보이고 내년에는 '프로듀서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비롯해 오는 2010년까지 공연작들의 스케줄을 이미 잡아놓았다.
남은 문제는 얼마나 완벽하게 작품을 다듬을 것이냐라고 그는 말했다.
글=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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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도윤 대표는 ]
1981년 영남대 성악과 수료
1991년 KBS홀 개관 기념 공연 뮤지컬 '재즈' 제작
1995년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제작
1996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동 제작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라이선스) 제작
2002년 퍼포먼스 '델라구아다' 제작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보엠' 공동 제작
2003년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 제작
2004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 제작
2005년 '오페라의 유령' (브로드웨이 팀) 내한공연 제작
현재 대구 대경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서울 충무아트홀 문화예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