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옹호하던 참여연대 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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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은 단기 투자자가 아니며 기업지배구조를 바꾸게 하는 투자를 함으로써 정당하게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나아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오랜 기간에 걸쳐 해냈을 일을 불과 일 년 만에 이뤄냈다."(장하성 고려대 교수)
소버린자산운용의 인터넷 홈페이지(www.sov.com)에 올라있는 글이다.
참여연대는 SK텔레콤과 투기자본인 타이거펀드의 갈등에 깊숙이 관여한 데 이어 2003년 4월 이후 벌어진 SK와 소버린의 경영권 다툼에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소버린과의 대화에서는 몇 가지 이견으로 적극적인 협력자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 확립'이라는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는 소버린과 한 목소리를 내며 SK그룹을 강하게 압박했다.
참여연대는 자신들이 외국 투기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는 재계 일각의 비난에 대해 △소버린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아니며 △SK㈜의 시가총액이 비약적으로 올랐고 △소액주주 등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소버린의 SK㈜ 지분 매각이 가시화될 경우 이 같은 논리는 상당부분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소버린의 주식보유 기간은 2년3개월로 평소 자신이 공언해온 평균 보유기간(4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주식 매입과 매각 행태 역시 상당히 투기적인 성격을 띠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주장도 과거 주가와 현 주가의 차이를 비교한 단순 논리라는 것이 SK그룹의 반박이다.
SK 관계자는 "소버린이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고도 닷새나 공시를 지연해 그 기간에 무려 3340만주의 주식을 내다판 소액주주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며 "소버린은 헐값에 주식을 사모을 수 있었고 소액주주들은 현 주가 기준으로 1조8500억원의 평가 차익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소버린의 금융자문을 맡았던 오호근 라자드아시아 회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1998년 기업구조조정위원장,2000년에는 대우그룹 구조조정협의회 의장까지 맡았던 그가 정체불명의 외국계 투기자본의 자문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