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해외법인 '재편' .. 아날로그 접고 디지털 중심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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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태국과 중국 톈진 고신에 있는 생산법인을 시작으로 시장경쟁력이 떨어지는 저부가가치 사업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이들 해외 법인에서 생산하는 편향코일(DY) 고압변성기(FBT) 등 아날로그 제품을 정리하고 대신 카메라모듈,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첨단 디지털 제품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것.
이는 지금까지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던 '백화점식 사업구조'를 '핵심 주력 제품 위주 구조'로 바꿔 미래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법인 전방위 구조조정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태국 생산법인 4개 사업부 중 편향코일과 고압변성기 사업부를 파는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또 중국 톈진 고신법인의 편향코일과 고압변성기 사업부도 매각했다.
편향코일과 고압변성기는 브라운관TV의 주요 부품.편향코일 사업부의 경우 삼성전기 전 태국법인장이 설립한 MIR사가,고압변성기는 태국법인 생산부장이 설립한 ANYON사가 제조설비 및 공장을 인수하고 현지 인력을 100% 고용승계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완료했다.
이로써 삼성전기 태국법인은 디지털 튜너 전문생산기지로,톈진 고신법인은 휴대폰용 부품 전문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게 됐다.
삼성전기는 이들 두 법인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헝가리 법인의 스피커와 멕시코 법인의 편향코일,스피커 사업부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기는 이들 법인의 해당 사업부를 현지 업체에 매각하거나 분사시키는 방안,사업을 철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향후 주력 칩부품 카메라모듈
삼성전기가 올해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한 부품은 총 20가지.편향코일과 고압변성기,스피커 등 대표적인 아날로그 부품들이다.
이들 부품은 그동안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이었으나 최근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점차 사양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편향코일의 경우 TV시장에서 브라운관TV 판매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부품 수요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비디오 데크에 쓰이는 드럼도 마찬가지.
삼성전기는 이에 따라 이들 부품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핵심기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올 초 소재·무선 고주파(RF)·광(光)기술 등 3대 기술과 칩부품 카메라모듈 기판 디지털 튜너 광모듈 LED 등 8대 디지털 부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삼성전기의 지난 1분기 사업부별 매출을 보면 기판이 31.7%,RF 31.7%,칩부품 12.4%로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글로벌 톱' 부품회사로
삼성전기는 올해 말까지 저부가가치 사업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2007년부터는 세계적인 '기술선도기업(TDC:Technology Driven Company)'으로 발전한다는 전략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점 육성함으로써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다는 것.
특히 현재 HDI MLCC 튜너 등 글로벌 톱10에 드는 부품 수를 배 이상 늘려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