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조종사 파업 사흘째…대체인력 투입 불가능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사흘째인 19일 국내선과 화물기 결항이 계속되면서 여름 휴가철 여행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수출입 화물 수송 지연 등으로 산업계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으로 '항공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파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조종사의 파업은 국민의 요구와 정서를 외면한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노동 3권의 일부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김무성 사무총장도 "휴가철 항공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은 비겁하고 파렴치하다"고 말했다. ○…화물수송 전면 중단 결정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손실은 하루 평균 25억원,주간 160억원,월간 700억원에 달한다. 대체 화물기 편을 구해야 할 수출업체들은 납기 지연으로 하루 17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부담으로 노사 간 접촉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영근 아시아나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이날 "사측이 안전 비행 요구에 대해 협상의 뜻을 밝힌 만큼 노조측도 안전운항 외 쟁점 사항에 대해 탄력적이며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사측도 "노조와 최대한 협의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기 협상의 의지를 보였다. ○…아시아나 노조는 사측이 국제선 비행기 결항을 막기 위해 항공법을 위반하며 무리하게 운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3인이 한 조를 이룰 경우 13시간까지만 비행하도록 항공법에 규정돼 있는데 사측이 무리하게 17시간을 비행하도록 해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항공기 1편에 기장 부기장 2∼3명이 교대로 비행 운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조종사 1인당 운항시간이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며 항공법 위반이라는 노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철도·지하철·버스 등 대중 운송부문의 경우 공익 또는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어 파업 발생시 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하지만 항공부문은 공익사업으로 지정되지 않아 임시 대체 근로 투입이 불가능하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정기 노선여객운수사업·공중위생 및 의료사업·은행 및 조폐사업 등은 공익사업으로,철도(도시철도).수도.전기.가스.석유정제 및 석유공급사업 등은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불법 파업시 대체인력 투입이 가능하다. ○…여행사들도 예약 고객들을 위한 대체항공편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파업이 장기화돼 대체항공편 마련이 불가능하면 예약을 취소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행사들은 독자적으로 좌석 확보에 온힘을 쏟고 있다. H여행사 관계자는 "조종사 파업으로 예약이 취소될 경우 고객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종사파업으로 고속철도(KTX)는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철도공사에 따르면 파업 이틀째인 지난 18일 경부고속철 승차권 판매 실적은 2만5201장으로,지난해 같은 날 2만827장에 비해 2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날 고속철의 좌석매진율도 93.6%로 지난주 같은 요일인 11일 79.4%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김인완·김현예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