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신문은 나의 멘토
입력
수정
박천웅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대부분 메모광(狂)이었다는 것이다.
최근 메모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담은 책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모와 관련된 다양한 기법을 터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기법을 몰라서 메모를 안 하는 게 아니다.
사소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메모를 꾸준히 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필자는 메모에 대한 특별한 기법보다는 메모하는 습관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1980년대 초 일본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일본의 전문 일간지인 '전파신문'을 통해 각 회사의 신제품에 대한 정보와 신기술을 접했다.
그 분야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어떤 기술이 검토되고 있고 그 기술이 어떻게 상품화되는지,그리고 시장에서의 반응은 어떠한지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신문기사 중 필요한 부분을 따로 메모하기 시작했다.
서울 본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메모했던 내용을 정리,상품개발 및 기획부서에 보내기도 했다.
지난 98년 분사해 사장이 된 후에는 회사를 어떻게 경영하고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해결책 가운데 상당 부분도 신문 기사에서 발견했다.
날마다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일간지 및 간행물을 읽으면서 회사경영과 CEO로서의 리더십 향상 등과 관련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메모했다.
신문 기사를 기록하면서 이 내용이 나와 회사경영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메모하는 과정 중 문제의 해결책을 찾은 경우도 많았다.
덕분에 회사 설립 7년이 지난 지금 비교적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신문,특히 경제신문 기사를 통해 배운 것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얻었고 따라서 신문은 나의 중요한 멘토라 믿고 있다.
최근 숙명여대와 멘토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신문기사를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가르치고 있다.
우선 기사를 선택하도록 하고 그 기사의 핵심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단어 또는 문장을 밑줄치게 하는 식으로 메모습관을 길러주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러한 기사가 우리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서로 이야기하고 탐구하도록 한다.
그 결과 세상(신문기사)이 우리와 별개가 아님을 인식시키고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메모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법을 터득하는 것보다 꾸준히 메모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무엇보다 더 좋은 정보를 얻기 위해 신문을 읽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기사를 메모하면서 문제의식을 갖고 대안을 찾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회 및 경제문제를 보는 시각을 크게 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 정보들로 가득찬 신문을 읽고 메모하는 것을 습관화한다면 삶의 지혜를 얻는 가장 좋은 멘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