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토지공개념 '불협화음'

여권에서 토지공개념의 도입 문제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0일 이해찬 총리와 문희상 의장,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석한 고위당정회의에서 기반시설부담금제를 도입하는 선에서 토지공개념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으나 당 일각에서 “합의된 바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값 안정대책을 놓고 여권 내부에 심각한 이견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정책결정 과정에서 또다른 갈등을 예고한다. 열린우리당 안병엽 부동산대책기획단장은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위당정회의에서 토지공개념 도입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 총리가 기반시설부담금제를 도입하는 선에서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 단장은 토지초과이득세 문제에 대해 "토초세는 미실현 개발이익의 환수를 의미하는 만큼 부과에 문제가 있고 세금을 물리면 엄청난 조세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고 '도입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안 단장은 "헌법불일치 판결을 보완해도 잇단 소송제기와 매매 문제 등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토초세는 지금 주택가격 안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 부동산대책단 위원인 문석호 제3정조위원장은 "토지공개념 도입 문제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면서 "당내에서 심도있는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문 위원장은 "기반시설부담금제 외에 토지공개념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추후 당내 논의과정을 거쳐 추가 토지공개념 대책의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위원장은 "토초세는 헌법 불일치 판결 이후 정부가 위헌소지를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 시행하는 등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당과 정부 청와대 내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않은 만큼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간 부동산 대책방향을 놓고 표출돼온 강·온파 간의 불협화음이 이 문제를 계기로 한층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창·양준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