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개발'이 분란 핵심고리 .. 지분처리등 놓고 물밑다툼

두산그룹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의 창과 방패는 두산산업개발이었다. 박용성 그룹 신임 회장측과 박용오 전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을 서로 자신에 유리하도록 전략적으로 이용했다는 얘기다. 두산산업개발이 지주회사격인 ㈜두산의 지분 22.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박용성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박용오 전 회장이 두산산업개발의 지분을 자기가 지정한 사람한테 넘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의 지분은 차남인 박중원 두산산업개발 상무와 부인의 지분을 합쳐도 0.7%에 불과한 만큼 자신의 우호세력에게 그룹의 지분을 넘긴 뒤 경영권을 확보하려 했다는 것. 두산 관계자는 이와 함께 박 전 회장이 전체 지분의 30.0%에 이르는 두산산업개발의 자사주도 우호세력에 매각해 회사를 접수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의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자 박용성 회장측도 즉각 두산산업개발의 힘빼기에 들어갔다는 것. 우선 두산산업개발이 보유하던 ㈜두산 보통주 550여만주 중 200만주를 두산엔진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2곳에,80만주를 창업 4세 11명에게 골고루 매각했다. 이 같은 주식배분을 통해 실제 ㈜두산에 대한 두산산업개발 지분율은 종전의 22.8%에서 12.8%로 대폭 낮아졌다. 박 회장측은 또 가족회의를 통해 박 전 회장을 ㈜두산 명예회장으로 밀어낸 뒤 22일 두산산업개발과 ㈜두산의 이사회를 서둘러 소집,박 전 회장이 양사에 갖고 있던 대표이사 회장직을 박탈했다. 박 전 회장측은 그러나 두산산업개발의 경영권을 달라고 주장했던 것은 박 회장측의 비리로 회사 전체가 위험하게 된 상황에서 그나마 우량한 회사를 보전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룹 회장직을 박탈당한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