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 삼성전자에 'S O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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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가 수익성 악화로 삼성전자에 SOS를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소니는 재도약을 위해 삼성전자와 특정제품 공동생산에 이어 특허기술을 공유하는 등 협력관계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이 소니를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 소니의 이 같은 행보는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소니의 이 같은 전략은 두 회사의 뒤바뀐 위상을 대변해 주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강화되는 파트너십
삼성전자와 소니 간 기술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는 두 회사가 1조원씩을 분담해 지난해 합작설립한 LCD생산법인(S-LCD)이다.
이 공장은 지난 4월부터 충남 탕정에서 7세대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 관계는 2001년 소니가 삼성의 메모리칩을 대량 구매하고 삼성이 소니의 메모리스틱을 저장장치표준으로 채택한 이래 계속 확대돼왔다. 양사는 경영진이 비정기적인 교류를 계속하는 가운데 차세대 동영상 저장기술인'블루레이'를 국제 표준으로 만들기위한 컨소시엄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12월에는 총 2만4000개 기술 특허에 대해 서로 로열티를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가 LCD 및 브라운관 사업을 합쳤고 소니는 에릭슨과 휴대폰 부문을 합작했지만 세계적인 전자회사들끼리 원천 기술을 서로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역전된 위상
양사의 협력 관계는 삼성전자보다 소니가 더 몸이 달아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실제 LCD의 경우 세계 선두 자리를 굳힌 삼성은 소니의 기술력이 아쉬울 것이 없는 반면 소니는 TV사업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삼성의 기술이 아쉬운 처지다.
소니의 지식재산권 책임임원인 나카무라 요시히데 부사장은 "소니가 다시 한번 일류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삼성의 지식 재산을 우리 연구개발에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소니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두 회사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달라진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소니를 시가총액으로는 1.4배,순익으로는 11.1배 앞서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 가치로도 소니를 추월했다. 미국 인터브랜드 발표에서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세계 20위로 도약한 반면 소니는 28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소니는 현금흐름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신제품 개발을 위해 삼성의 연구개발력이 절실히 필요한 처지다.
지난 2분기에 삼성전자는 1조6900억원의 순익을 올린 반면 소니는 150억엔(15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