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던 금리 사흘째 뜀박질 .. 내수회복 기대감 금융시장 확산

지난 주말 위안화 절상 이후 큰 폭으로 내려앉았던 채권 금리가 이번주 들어 연일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6일 채권 금리는 무려 0.11%포인트 급등한 연 4.16%를 기록했고 27일에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신중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상승폭이 0.01%포인트에 그친 연 4.17%를 나타냈지만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융 시장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채권시장,경기회복 전망 확산 지표 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지난 2월 이후 하강 곡선을 그리다 6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러다 지난 21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가 잠깐 주춤했었다.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4분기 중 민간 소비가 2년반 만에 최고폭으로 증가,내수 중심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살아나면 부동산 가격 안정과 경기 부양이란 '두 마리 토끼'를 놓고 고민하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 금리인 콜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점도 채권금리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현재의 경제 지표들은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지만 앞으로의 경기 방향은 '하강'보다는 '상승'일 것이라는 공감대가 채권시장 관계자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활황도 채권금리 상승을 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채권시장팀 관계자는 "위안화 절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시중 자금들이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는 9월 중 그 규모가 결정될 추경도 금리 인상의 한 요인이다. 추경을 편성할 경우 적자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어 채권 공급 물량이 늘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직결되진 않을듯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할지 여부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대출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 대출 301조4000억원(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4.1%(약 250조원)에 달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은 약 2조5000억원 정도 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채권금리 상승이 곧바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 이자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D금리는 지난달 초 연 3.52%를 기록한 이래 한 달째 3.5% 내외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채권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가 0.53%포인트가량 뛴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CD금리는 채권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금리의 방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려 두 금리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지속되는 한 대출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