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보유 많은 기업 '경영권 방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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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대주주가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언제 발생할지도 모를 외국인 투자자의 경영 참여 요구에 대비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자는 의도다.
주요 기업들은 소버린자산운용의 SK㈜ 경영 참여와 지분 매각 때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데 큰 우려를 갖고 있다.
외국인이 '경영 참여'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사들인 상장사는 107개에 달한다.
◆대주주 지분 확대 잇따라
1일 증시에서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산업개발 주식 150만주(1.98%)가 자전거래를 통해 개인과 일반 법인에 넘어갔다.
주식 매입은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졌으며 개인이 115만주,일반 법인이 35만주씩을 각각 받아갔다.
이 가운데 115만주를 받아간 개인은 현대산업개발 대주주인 정몽규 회장으로 나타났다.
최근 단일 최대주주인 미국 템플턴이 투자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꾸자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지분율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템플턴이 지난 6월29일 공시를 통해 경영 참여 범위를 '인수나 합병,자산 양도·양수,배당,자본금,정관 변경,해산' 등 경영 전반으로 확대한다고 공시한 이후 계열사 등을 동원해 우호지분을 늘려왔다.
이번 자전거래에 앞서 지난달에는 계열사 아이콘트롤즈를 통해 장내에서 75만여주를 매입했다.
이로써 현대산업개발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지분율은 이번 115만주(1.52%)를 포함,모두 16.83%로 늘었으며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22%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68.01%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특히 외국계 최대 큰손인 템플턴은 자회사인 템플턴자산운용(17.49%)과 템플턴아시아그로스펀드(6.47%)를 포함,모두 23.96%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현대미포조선도 외국인 지분이 증가하자 최근 대주주가 몇 차례에 걸쳐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1일 최대주주인 현대삼호중공업이 1만4400주를 장내에서 매수한 데 이어 이날 2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현대삼호중공업의 현대미포조선 지분율은 39.10%로 높아져 외국인 지분율(38.94%)을 소폭 웃돌고 있다.
◆외국인 경영참여 목적 5% 이상 지분 보유 기업 107개에 달해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법인은 거래소가 201개(6월 말 현재)로 작년 말에 비해 6.35% 늘어났다.
스닥 상장사도 184개로 작년 말보다 6.9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단순 투자'가 아닌 '경영 참여'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사들인 상장사가 거래소 57개,코스닥 50개에 달한다.
템플턴펀드의 경우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해 삼성정밀화학(17.22%) LG생활건강(13.34%) CJ(9.89%) LG석유화학(6.32%) 등 16개 상장사(코스닥 포함)에 대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