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전쟁 '2라운드' 돌입 .. 中企.신용대출로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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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은행 영업대전이 반기 성적표를 내놓고 2라운드에 돌입했다.금리경쟁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상반기 최대 격전지였던 주택담보대출 시장도 한계를 보이자 ‘돈 굴리기’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은 신용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특히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강정원 행장이 8월부터는 영업 확대에 ‘올인’을 선언, 2차 영업전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가열되는 신용대출 경쟁
아파트담보대출 시장이 냉각되자 시중 은행들이 직장인과 전문가 집단 신용대출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보증 신용대출 최저 금리가 일반 주택담보대출 수준인 연 5%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하나은행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가계대출 전략을 신용대출 위주로 수정하고 60개 우량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패밀리 론'을 출시했다.
패밀리 론은 대출금리를 일반 신용대출(연 7.05~12.55%)보다 훨씬 낮은 연 5.6~7.2%로 설정했다.
외환은행은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대출 상품인 'Yes프로론'의 대출금리를 최저 연 5.62%로 낮추고 대출한도도 최고 3억원으로 높였다.
외환은행은 또 직장인 무보증 신용대출 상품인 '리더스론'의 금리도 1%포인트 인하,현재 최저 연 5.92%를 적용한다.
조흥은행도 하반기 영업 주력 분야를 신용대출로 정하고 우량 신용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은행 점조직 영업 확대
제일은행은 최근 금융상품 전문 영업인 제도를 도입하고 수도권과 지방에 100명씩을 배치했다.
이들은 은행과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신용대출 상품 등을 판매한다.
HSBC도 예금 및 수익증권 부문의 금융상품 전담 영업직원을 모집 중이다.
국민은행도 100명 규모 대출모집인 전문인력의 선발 및 교육을 마쳤다.
이들은 영업추진 1팀과 2팀에 50명씩 배치돼 은행과 대출 협약을 맺은 부동산 중개업소인 'KB 하우스타'를 거점으로 대출영업을 벌이게 된다.
◆레드 오션식 경쟁 심화 예고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 1일 월례조회에서 "상반기엔 내부 체제 정비에 주력하느라 영업 신장에 집중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8월부터는 향상된 조직 역량을 영업 신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최근 열린 전국 부점장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상반기 금융대전에서 당당하게 승리를 거뒀다"고 직원들을 치하한 뒤 "하반기에는 선제적 영업을 해 나가자"며 공격경영을 표방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영업 강화에 나서면서 신용대출과 중기대출 시장 등 제한된 레드 오션에서의 출혈 경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내놓은 상반기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부동산담보대출 시장에 몰려 모두 '부동산 뱅크'가 되더니 이제는 신용대출과 중기대출 쪽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은행들이 똑같은 시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출혈 승부를 벌이기보다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