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년 윤증현 금감위원장, 글로벌 스탠더드 '진일보'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취임 당시 윤 위원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감독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고 직원들에게도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할 것을 주문했었다.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을 회고하면서도 그는 "많은 난제들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통해 해법을 찾으려 했다"며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했다. 그는 평소에도 "(한국의 금융시장이) 글로벌 마켓에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외 자본에 대한 차별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지론처럼 역설해 왔다. 또 "한국의 자본이 해외부동산 등에 원활히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더 풀어야 하며 이를 투기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윤 위원장이 해외자본에 대해 대책없는 '자유방임주의'를 취한 것은 아니다. 주식대량 보유 목적을 보고하도록 한 '5%룰'과 은행의 외국인 이사수 제한 방안을 놓고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 벌인 국수주의 논쟁에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뚝심 있게 대처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물산 주가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헤르메스에 대해 영국현지 조사를 거쳐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인 '검찰 고발' 조치를 내놓는 등 시장규율 확립과 '금융주권 찾기'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여연대는 삼성카드와 삼성생명의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위반 행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윤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의 한 간부는 "누구보다 기업의 사정을 이해하려는 마인드가 강하다 보니 그런 일도 생기는 것"이라며 그를 변호했다.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한 보험회사 CEO도 "윤 위원장이 앞장서 중국 금융당국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덕분에 현지 허가절차가 아주 순조롭게 진척되고 있다"며 윤 위원장의 친기업적 마인드를 높이 평가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