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짝퉁, 첨단제품.자동차.게임까지 무차별 카피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의 선호도가 높아지자 이들 제품을 그대로 베낀 중국산 '짝퉁'들이 활개치고 있다.


중국 시장뿐 아니라 제3국에서도 중국산 짝퉁들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나돌고 있는 데다 국내 시장에도 저가를 무기로 속속 침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정품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데다 내수 시장까지 타격을 입게 돼 업계는 물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동차부품·건자재 등 국내시장 피해 속출
자동차 부품과 건자재 시장에서는 중국 짝퉁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이름을 버젓이 달고 유통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외관으로는 구분이 안 될 만큼 똑같지만 품질에서는 크게 못 미쳐 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자사 인조대리석 브랜드인 '하이막스'의 모조품 때문에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영업팀 박명걸 과장은 "피해 사례를 확인해 보면 100% 중국산 짝퉁으로 판명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값싼 중국산 인조 대리석이 LG화학의 패턴명과 컬러명까지 그대로 도용해 마치 LG제품인 양 유통되고 있어 영업팀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창호재도 중국산 짝퉁 제품의 공략 대상이다.


LG '하이샤시'의 경우 '하이샷시''하이섀시' 등의 이름을 붙인 제품들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경우 일부 첨단기술 제품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부품들이 국내에서 나돌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장쑤성에서 뉴EF쏘나타 모조품 앞 범퍼를 판매하던 부품상이 중국 공상행정관리국에 적발됐다.


◆중국 및 제3국 시장 경쟁력 약화


휴대폰 온라인게임 화장품 등 해외나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 여지없이 중국산 짝퉁들이 등장,한국 업체들을 골탕먹이고 있다.


저가 화장품 업체인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홍콩 시장에 진출한 지 3개월여 만에 짝퉁 제품을 적발해 홍콩 세관에 신고했다.


휴대폰의 경우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팬택계열 제품의 모조품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짝퉁 휴대폰은 삼성전자 '애니콜(Anycall)'과 흡사한 '애미콜(Amycall)'.중국 칭다오에서 1400위안(18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한국 온라인게임 짝퉁의 천국이다.


한국 게임 중 중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 싶으면 무조건 베끼는 것이 일상화됐다.


한국에서 최고 인기 게임으로 떠오른 넥슨의 '카트라이더'는 중국에서 '카트레이서'란 이름의 짝퉁이 만들어졌다.


이 게임은 거꾸로 한국으로 들어와 서비스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판매하고 있는 QQ는 GM대우의 경차 마티즈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


◆한국업체 대책 부심


LG화학은 자사 브랜드의 모방 도용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브랜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일반인도 홈페이지를 통해 도용 사례를 신고할 수 있도록 메뉴를 개편해 신고자에게 포상금까지 지급하고 있다.


LG화학 산업재사업본부장 박규석 부사장은 "짝퉁 건축자재로 인해 기업 신뢰도와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한편 법적 제재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사 MP3 제품의 모조품이 국내까지 들어와 피해를 입게 된 엠피오 관계자는 "일단 모조품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한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샤 제조업체인 에이블씨엔씨측은 "자체적인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인터넷 쇼핑몰인 '뷰티넷' 회원들을 대상으로 미샤 모조품을 발견해 신고할 경우 우수 제보자에게 매달 5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짝퉁 제품들을 뿌리 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송태형·이방실·임원기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