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고용시장..취업자 늘고 구직단념자도 늘고
입력
수정
새로 일자리를 잡은 사람과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사람이 동시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사람들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직장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취업자 수는 2318만4000명으로 1년 전(2275만명)에 비해 43만4000명 증가했다.
올 들어 취업자 증가규모(전년 대비)는 △1월 14만2000명 △2월 8만명 △3월 20만5000명 △4월 26만1000명 등으로 부진하다가 5월 이후 3개월 연속 4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산업별로는 지난 7월 중 건설업이 전년 동월 대비 4.7% 늘었고 △농림어업(4.2%)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5.1%) △전기·운수·통신·금융업(2.3%) 등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8% 줄었고 도소매·음식숙박업은 0.8% 감소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작년에 비해 비가 내린 날도 적어 건설업 농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강우일수는 지역별로 2∼3일에 불과,작년 7월(6∼7일)에 비해 4∼5일 적었다.
그러나 7월 중 전체 실업률은 3.7%로 전달(3.6%)에 비해 오히려 0.1%포인트 높아졌다.
실업자 수도 88만8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1만1000명(1.2%) 증가했다.
특히 '청년 백수'가 늘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전달(7.8%)보다 0.5%포인트 높은 8.3%에 달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올 들어 꾸준히 하락하다 6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름방학을 맞아 구직대열에 나선 대학생이 크게 증가하는 등 구직 수요는 늘어난 반면 일자리 증가속도는 여기에 못 미쳐 취업자와 실업자가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취직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인구는 2407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5만7000명(1.9%) 늘어 취업자 증가규모(43만4000명)를 웃돌았다.
만족할 만한 조건의 일자리를 못 찾아 직장 잡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 수도 전달(11만4000명)에 비해 2만7000명 늘어난 1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1년 2월(14만9000명) 이후 4년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연옥 통계청 고용복지통계과장은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구직단념자를 증가시킨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