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예상밖 선물 '스트롱 바이' ‥ 프로그램 매수 유입

외국인의 기습적인 선물 대량 매수로 옵션 만기가 충격 없이 싱겁게 끝났다. 오히려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1.71% 급등했다. 11일 증시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옵션 만기일에도 불구,770억원(차익 76억원,비차익 694억원)의 매수 우위로 마감됐다. 당초 이날 만기일에는 '합성선물 매도(콜옵션 매도+풋옵션 매수)와 주식 매수' 형태로 쌓여 있던 옵션연계 차익거래 잔액이 2000억원 정도 청산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고,시장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가 어느 정도 들어오면서 이를 완화시킬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이 갑자기 선물 매수를 대거 늘리면서 이 같은 시나리오는 결국 빗나갔다. 최근 4일 동안 선물시장에서 1000계약대의 순매수와 순매도를 나타낸 외국인은 이날 5864계약의 선물을 순매수했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갑자기 선물 매수를 늘리자 옵션을 조합해 만드는 합성선물보다 선물이 고평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선물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합성선물을 매수(콜옵션 매수+풋옵션 매도)하는 '리버설' 기회가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선물 매도와 합성선물 매수'의 리버설 거래를 통해 '합성선물 매도와 주식 매수' 형태로 쌓여 있던 옵션연계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다시 '선물 매도+주식 매수' 형태의 선물연계 차익거래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장 마감 동시호가 때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프로그램 차익거래 잔액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거의 청산되지 않고 그냥 넘어가 90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며 "하지만 차익거래 잔액의 전고점이 1조2000억원이었던 점에서 그리 부담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