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주 상승파워 거칠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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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에 돛단 조선주,암초에 부딪친 해운주.'
조선주와 해운주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조선주는 1분기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2분기에 회복 조짐이 뚜렷하다.
일본이나 중국 업체에 비해 경쟁력에서 앞서는 데다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인 후판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든 점도 호재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잘 나가던 해운주는 해운경기가 바닥권을 헤매면서 앞 길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전문가들도 조선주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과 달리 해운주에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선주,신고가 행진
11일 주식시장은 '조선주 신고가의 날'이었다.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이 5% 이상씩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5~7% 이상씩 뛰어오르며 52주(최근 1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대우조선해양도 2% 가까이 상승했다.
조선주 강세의 원인은 무엇보다 급격한 실적 호전(턴어라운드)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현대미포조선은 2분기에 5019억원의 매출에 4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전날 공시했다.
1분기에 비해 매출은 22.4%,영업이익은 86.4% 증가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STX조선 등도 1분기에 비해 영업적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 추세라면 대부분의 조선사가 3분기에는 영업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 환경도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은 기능인력의 고령화와 설계기술 정체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중국 업체들은 아직 국내 업체들을 따라올 수준이 아니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국내 조선사들의 주도권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조선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삼성중공업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그동안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던 환율과 후판가격도 이제는 그다지 위협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운경기는 먹구름
이에 반해 해운주는 요즘 맥을 못추고 있다.
이날도 한진해운만 강보합에 그쳤을 뿐 대한해운과 현대상선도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해운경기를 재는 잣대인 발틱운임지수와 HR컨테이너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됐기 때문이다.
발틱운임지수는 작년 12월6일 6208포인트에서 이달 3일 1747포인트로 8개월 만에 72%나 폭락했다.
지난 10일에는 1959포인트로 다소 반등했지만 기술적 반등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호황을 예상하고 작년 말이나 올해 초에 비싸게 선박을 빌린 선사들은 적자 운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해운업종 대표주인 한진해운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33.1% 감소한 1130억원에 그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