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협 새 場 열자] (인터뷰) 와타나베 日무역진흥기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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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 이사장(65)은 1964년 통상산업성에 들어간 뒤 98년 사무차관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으로 일본의 최고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2002년부터 4년째 JETRO 이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투자단을 이끌고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해 한국 사정을 잘 아는 '지한파' 인물이다.
와타나베 이사장은 지난 9일 도쿄 JETRO 본사에서 본지 도쿄 특파원과 인터뷰를 갖고 한·일 양국의 21세기를 내다본 경협확대방안을 제시했다.
-양국은 FTA를 연말까지 타결하기로 했지만 이견이 커 비관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협상 재개에 합의한 만큼 협상이 시작될 것이다.
다시 시작되면 예상외로 빠른 시일 내에 타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양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서로 도움이 되는 만큼 반드시 성사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사장은 오랜 기간 통상 분야에서 일해온 전문가다.
새로운 한·일 경제 협력 시대를 맞아 어떤 분야가 유망한가.
"덴소 아사히글라스 스미토모화학 등 한국에 생산공장을 만드는 일본 부품 및 소재 메이커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삼성전자 LG필립스 현대자동차 등 완성품 메이커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해 사업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중소 기업과 한국의 조립 메이커의 제휴가 바람직하다."
-일본시장 진출에 관심을 갖는 한국 업체들에 조언을 한다면.
"흔히 일본시장의 장벽이 높다고 하지만 예전에 비해 훨씬 개방돼 한국기업에 사업 기회가 많다고 본다.
제조업 외에 서비스 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져 대표적인 내구재 소비재인 자동차,특히 소형 자동차는 팔릴 것으로 본다."
-한·일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해 한국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은.
"일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이나 피해 의식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FTA만 해도 체결만 되면 한국 중소기업이 다 쓰러진다는 '공포감'을 갖고 있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정부가 업종 전환이나 재교육을 통한 고용자 보호 등을 해야 한다.
2국 관계가 아니라 일본과 손잡고 세계시장에서 '윈-윈'하는 전략을 권하고 싶다."
-광복 60주년을 맞은 한국 국민이나 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과거 역사로 인해 한국민에게 아픔이 있고,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미래다.
한국과 일본만큼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춘 경우는 없다.
'한류붐'이 뿌리를 내릴 정도로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이해 폭도 넓어졌다.
가까워지면 서로의 '단점'이 더 많이 보일 수 있지만 그것 자체가 발전이다.
한·일 양국이 협력하면 세계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으며 좋겠다."
-프랑스와 독일이 과거를 현명하게 정리하고 유럽통합을 이뤄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공동체를 이뤄냈듯이 한국과 일본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동감합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