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BA '웃고' 미국 MBA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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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BA(경영학석사)가 급부상하면서 미국 경영대학원이 위축되고 있다.
테러 위협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이민 규제가 대폭 강화된 데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중국의 일자리가 훨씬 많아지면서 아시아 학생들이 중국 경영대학원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중국 MBA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 경영대학원에 지원하는 아시아계 학생 수가 최근 수년 사이 50% 정도 줄었다고 19일 보도했다.
미국 경영대학원연합회의 리처드 E 소레슨 회장은 "아시아계 학생의 상당수는 수업료 전액을 자비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국 경영대학원들의 체감 손실액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말레이시아인 폴 푸씨는 미국 버클리대학과 아리조나 선더버드대 비즈니스스쿨에서 장학금을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지만 상하이에 있는 중국유럽비즈니스스쿨(CEIBS)로 진로를 정했다.
푸씨는 "미국 재입국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6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졸업 후 직장을 잡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중국의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MBA 과정을 마친 후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IBS의 1년 학비는 1만8500달러로 미국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포브스는 중국 정부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경영대학원 개설을 적극 추진,현재 95개 대학에서 MBA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측도 외국의 유명 교수를 영입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어 중국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EIBS의 경우 현재 외국인 학생이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