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2주택 담보대출 규제강화‥ 분양권 보유자들 "나 어떡해"

1가구2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예고되면서 분양시장이 급랭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주택담보대출 제한으로 기존 대출이 있는 사람은 중도금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게 불가능해지면서 입주시점에서 분양권 매물이 홍수를 이룰 전망이다. 또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보유세 중과로 가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을 외면하면서 미분양이 급증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입주 앞둔 분양권 보유자 '비상' 투자 목적으로 분양권을 매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중도금무이자 및 중도금이자후불제 등을 통해 중도금을 대출받아 집을 사뒀다. 따라서 입주 시점이 되면 중도금대출을 담보대출로 전환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중도금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게 불가능하다. 정부는 '1인 1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가구당 1건으로 대출을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이 있거나 분양권을 여러개 가진 투자자는 입주 때 고스란히 자기돈을 밀어넣어야 한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이들의 매물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주택자가 되면 양도소득세가 중과될 예정이다. 정부는 2007년부턴 양도소득세를 시세차익의 60%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세금과 중도금이자 등 각종 부대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어진다. 보유세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신규 분양시장도 급랭 가능성 2주택자에 대한 규제조치는 신규 분양시장마저 급속히 냉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 부담 등의 이유로 실수요자 외에는 분양을 받으려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업체의 임원은 "임원회의에서 8월 말 대책이 발표되면 신규 분양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미 신규 사업 수주를 8월 말 대책 이후로 미뤘으며 앞으로는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장 위주로 보수적으로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방 분양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주택건설업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방으로 갈수록 실수요층이 얇아지는 까닭이다. D건설 임원은 "대구 울산 등 지방 분양시장에서 업체들은 분양이 잘 됐다고 말하지만 실제론 고전 중인 곳이 많다"며 "앞으로는 시장 분위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지방 분양시장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 위축 현상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신행정수도 수혜지역에서 분양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강남권 집값 상승에 영향을 받아 미분양 물량이 150건에서 50건으로 급속히 줄었지만 8월 들면서 미분양 물량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거의 끊겼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