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7조 송금 유학생시장 잡아라"

연간 7조원에 달하는 유학·연수생 송금 시장을 잡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유학전담센터를 앞다퉈 늘리고 유학원들과 제휴선을 확장하는 등 유학생과 연수생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학 관련 금융 서비스 시장이 은행권의 새로운 영업 격전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이날 중구 태평로 소재 본점 6층 대회의실에서 주한 캐나다교육원이 추천하는 10개 캐나다 전문 유학원과 다자간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제휴 유학원들과 캐나다 유학 설명회를 공동 개최,참가 학생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들이 유학길에 나설 경우 해외 현지 계좌 개설부터 해외 송금,유학생 전용 글로벌 직불카드 발급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종로와 강남역 등 유학원이 많이 밀집한 지역에 전문센터를 설치하고 유학생과 유학원을 연계하는 사이버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소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유학생이나 해외 이주자에게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 관철동 국민은행 광교지점 2층에 'KB외환 플라자' 강북점을 연 데 이어 내달 중 강남점도 오픈할 계획이다. KB외환 플라자는 해외 은행과의 업무 제휴를 통해 출국 전 현지 은행계좌 및 카드 발급,국내 여유자금 운영,해외 송금 및 국내 자금 이체 등 각종 금융 서비스는 물론 세금 납부 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이주공사 및 유학원 직원을 상시 배치,유학 관련 무료 상담 서비스도 해준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도곡동 대치동 등에 유학생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전담하는 유학이주센터 8개를 신설한 데 이어 대학교와 연구단지 등 유학생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전국 11개 지역에 위치한 이민·유학전담센터를 올해 안에 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조흥은행도 현재 본점 1개에 불과한 유학전담센터를 향후 전국 28개 점포에 신설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압구정동과 서초동 등에 설치된 유학·이주 전문 지점인 '월드센터' 10개 외에 전국 14개 PB센터에서도 전문화한 유학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는 유학·연수생 송금 시장이 황금어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해외 연수생은 지난해 20만1000명으로 전년(16만4000명)보다 22.6% 늘었으며 초·중·고 조기 유학생 수는 2003년 10만5000명을 기록했다. 해외 유학과 연수 비용은 동반 가족의 생활비를 포함해 연간 7조원(70억달러)에 달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