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세입자들도 요즘 잠못드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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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중과 등 부동산 규제로 전세 세입자만 피해를 볼지도 모릅니다."
전세 세입자들이 막다른 코너로 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의 전셋값 상승이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 집주인들이 세금 증가분을 전셋값에 떠넘길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서울 목동 쉐르빌공인 조희창 사장은 "과다한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계속 주택을 보유하기로 마음 먹은 다주택자들은 당연히 전셋값을 올리려 할 것"이라며 "전세 물량이 많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셋값이 집주인의 의도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것도 부담이다.
예금 이자가 늘어나는 만큼 전셋값을 인상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장기적인 전셋값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이 다주택 보유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어서 앞으로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임대(전세) 물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연히 신규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건설업체도 공급을 줄이게 된다.
가뜩이나 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마저 감소하면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세금 강화 등의 규제가 쏟아지면 전세 세입자들이 결국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전셋값이 급등하면 매매가가 오르는 것보다 더 큰 사회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