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권매매 수익 '뚝' ‥ 작년1분기보다 30%이상 줄어


올 들어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증권사들의 채권 자기매매(딜링) 차익 규모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채권가격이 상승,증권사별로 채권매매 차익으로 상당한 수입을 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식에 뒤진 채권매매 차익


2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올해 1분기(4∼6월) 채권 자기매매 차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채권 자기매매로 102억원의 차익을 챙겼던 삼성증권의 경우 올 1분기에는 차익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55억원에 그쳤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39억원에서 29억원으로 10억원 줄었고 동양종금증권은 작년 1분기 49억원에서 올해는 31억원으로 36.7%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26억원의 채권 자기매매 차익을 올렸던 교보증권도 올해 17억원으로 실적이 줄었다.


메리츠 부국 신흥증권 등은 올 1분기 채권 자기매매에서 손실을 입었다.
반면 동부 SK 세종 하나 등은 차익규모가 소폭이나마 늘어 선방한 축에 끼었다.


증권사들은 1분기에 채권매매로는 재미를 못 본 대신 주식 자기매매로는 상당한 차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에 주식 자기매매로 39억원의 손해를 봤던 대우증권은 올 1분기에는 51억원이나 남겼다.
현대 대신 메리츠 한화증권 등도 지난해 1분기 주식매매로 적자를 봤지만 올 1분기에는 모두 흑자를 냈다.


◆금리 인상 추세로 고전


2004 회계연도(2004년 4월∼2005년 3월)에 증권업계 전체의 채권 자기매매 수익은 2022억원으로 주식 자기매매 수익(1443억원)을 앞질렀다.


증권사들이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사고판 것보다 채권을 사고팔아 돈을 더 번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따라 채권매매로 차익을 챙기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연 4.8%대에서 점진적으로 떨어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5월 연 3.71%를 저점으로 최근 3개월 사이에 연 4.3%대까지 급상승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채권딜러들이 장기채 운용 대신 듀레이션(평균 상환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채권에서 자금을 빼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채권영업부 관계자는 "금리가 더 내려가긴 힘든 상황이어서 채권 자기매매는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