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파업만능 자동차노조 염치도 없나

자동차노조의 파업이 날로 확산돼가고 있어 걱정이다. 현대차노조가 이미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어 기아차도 오늘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도요타 등 외국자동차업계를 따라잡기 위해선 노사가 한마음으로 생산성 향상에 매진해도 부족할 판인데 해마다 습관성 파업을 되풀이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기아차노조가 예정대로 향후 5일간 주·야 4~6시간씩의 파업을 벌이면 손실액이 무려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말 이틀간의 부분파업만으로 12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현대차가 금주에도 파업을 계속할 예정이고 쌍용차 노사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우려가 크다. 자동차업계의 습관성 파업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과거의 피해액만 살펴봐도 한 눈에 드러난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7년간 파업을 반복하면서 8조2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초래됐고 기아차 역시 최근의 4년 연속 파업만으로도 1조5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 올해도 예외없이 파업을 되풀이해 자신들의 일터이기도 한 회사의 존립기반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으니 말문마저 막힐 지경이다. 더구나 요구사항도 일반 국민들로선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것들이다. 기아차 노조는 상반기 회사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5%나 감소했는데도 기본급 대비 8.4% 임금인상,성과급 300%+α 지급 등과 함께 고소·고발로 인한 벌금까지 회사측이 부담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내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현대차 노조 역시 실질근로시간이 20%나 줄어드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비롯 기본급 8.48% 인상,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이자 집단이기주의의 전형(典型)에 다름아니다.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195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파업을 하지 않았고 매년 1조엔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면서도 수년간 계속 기본급을 동결했다. 그런데 생산성이 도요타의 70%에도 미달하는 우리 업계가 무리한 주장을 내세우며 파업을 연례행사로 되풀이한 데서야 말이 되겠는가. '파업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강경투쟁은 이제는 제발 그만둬야 한다. 한때 세계최고로 추앙받던 GM이 노조의 과도한 임금 및 복지 요구에 시달린 끝에 결국 부실기업으로 추락하고 만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