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떠나는 가을여행] 올 가을엔 讀한 사람 되세요

어느새 가을 문턱이다．지난 여름 휴가지의 추억이 하나씩 여무는 동안 바람결도 하루가 다르게 서늘해지고 있다．이맘 때쯤이면 '책 좀 읽어야지'하면서도 늘 작심삼일로 끝나곤 했다．


올해는 좀 독하게 마음 먹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과 사귀어봐야지…．

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를 키우는 것은 역시 나'라는 진리가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그런 점에서 책은 가장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다．이번 가을에는 철학적인 경영서적부터 절망을 딛고 희망을 키워올린 휴먼스토리,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지침서,창의력을 키워주는 책들과 더불어 우주 저편까지 아우르는 상상력의 날개를 마음껏 펴보자．


'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윤석철 교수의 경영학 특강'(윤석철 지음,위즈덤하우스)은 인생과 경영의 근본을 되짚어보게 하는 새로운 시각의 경영철학서.한국 경영학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저자가 '경영학적 사고'의 진수를 들려준다.


그의 인문학적 지혜와 사회과학적 통찰,자연과학적 이론을 넘나드는 식견은 무릎을 치게 만든다.

그는 '21세기 경영자는 한정된 자기 분야를 초월해서 관련 영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적 시야를 갖춰야 하며 인간의 아픔,정서,욕구를 파악할 줄 아는 감수성으로 고객의 수요를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룡이 멸종하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곤충과 현화식물의 생존지혜,물이 귀하던 제주도를 지하수 천국으로 만든 상상력 등을 예로 들며 지혜·정의감·강인함·절제력을 겸비한 '합리적 사유의 리더'가 되라고 권한다.


'빅맨 빅보이스'(미하엘 크바스토프 지음,김민수 옮김,일리)는 세상에서 가장 키가 작은 성악가 토머스 크바스토프의 자서전.그는 2010년까지 공연 일정이 꽉 차 있는 톱스타이자 교수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한 장애 때문에 직업 성악가로 성공하는 게 불가능했지만 헌신적인 가족의 사랑과 도움,자신의 재능과 용기로 두 번의 그래미상에 빛나는 성악가가 된 인생 역정이 뭉클하다. 저자는 그의 형이며 작가·출판인.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소노 아야코 지음,오경순 옮김,리수)은 일본재단 회장이자 소설가인 저자가 남을 미워하지 않고도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생 지침서.내가 집착하고 상처받았던 것들의 하찮음을 깨닫고 '편안함'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면 진정한 평화에 도달하게 된다는 걸 깊은 연륜과 다양한 경험으로 일깨워준다.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사이토 다카시 지음,황혜숙 옮김,루비박스)의 저자는 문장력 향상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그는 글쓰기를 잘 하려면 본격적인 집필에 앞서 무엇을 쓸 것인지 키워드를 설정하고,세 개의 주요 컨셉트를 연결해서 구성하라는 방법론을 알려준다.


책을 읽을 때도 나중에 글감으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효과적이고,집필 과정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1분 영어회화'(햇살 레이한 외 지음,전4권,김영사)시리즈는 SBS FM '모닝 익스프레스'에서 '햇살 영어'를 진행하며 국제회의 통역사와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실용영어 생생 가이드북.첫권 '4단어로 말문트기'를 비롯 '3문장으로 대화하기''5문장으로 미국가기'(엄성수 지음) '10문장으로 회화 끝내기' 등 살아 있는 회화 기법을 즐겁게 배울 수 있다.


'스도쿠'(마이클 메팸 엮음,황금나침반)는 어린이 지능향상뿐 아니라 어른들의 논리력과 지능개발,집중력·추리력 향상,치매예방에도 좋은 두뇌개발 게임 교재.스도쿠는 뇌의 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지능지수(IQ)를 향상시켜주는 숫자 논리퍼즐을 말한다.


영국 학교에서 학급 수준에 맞게 이를 적극 활용토록 권장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우주의 구조-시간과 공간,그 근원을 찾아서'(브라이언 그린 지음,박병철 옮김,승산)는 전작 '엘러건트 유니버스'와 마찬가지로 어려워 보이는 최신 물리학의 이론과 개념들을 수식 없이 재미있는 비유와 위트로 설명하는 책.시간과 공간을 절대적인 양으로 간주했던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적 시공간,멀리 떨어져 있는 입자들이 신비하게 얽혀 있는 양자적 시공간에 이르기까지 수수께끼 같은 우주의 실체를 신선하게 비춘다.

타임지의 '2005년 빼놓지 말아야 할 6권의 책'으로 선정됐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