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책임자와 함께 세계화에 동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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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불안하다.
유가 급등과 달러화 하락,전쟁,테러,자연재해….미래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세계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두려움이 이처럼 횡행할 때가 부를 거머쥘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말하는 세계적인 석학이 있다.
바로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레스터 서로 교수다.
일찍이 '제로섬 사회'의 주창자로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는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현대경제연구원 옮김,청림출판)를 통해 세계 경제의 미래와 세계화 이후 바뀌는 부의 흐름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다.
레스터 서로는 글로벌 경제를 변화시키는 세 가지 혁명이 동시에 진행중이라고 말한다.
마이크로 전자공학,컴퓨터,텔레커뮤니케이션,인공 물질,로봇공학,생명공학 등 여섯 가지 핵심 기술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과 새로운 통신 기술,그리고 자본주의화가 그것으로,소위 세계화의 상부구조는 신기술을 사용하는 자본주의를 하부구조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경제 게임의 방향과 원칙은 누구도 단언하기 힘들지만 그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개인,기업,국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 하나는 분명하므로 그 게임의 참여 여부는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그렇다면 이 게임에 참여하기만 하면 미래는 보장되는 것일까.
레스터 서로는 글로벌 경제가 아무런 설계도 없이 아슬아슬하게 굴러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실질적인 견인차인 미국은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든 원천이 돼가고 있고,유전적 취약성을 타고난 일본 경제는 세계 경제의 치명적 보균자가 됐다고 일침을 가한다.
또 미국 일본과 더불어 세계 3대 선진 경제권인 유럽 역시 이미 경기후퇴기에 접어들어 견인차 역할을 하기 힘들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좌파는 물론 우파 진영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세계화에 대해 제1세계와 제3세계별로 각각 다른 전략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대안의 큰 줄기는, 자본주의의 무서운 병인 디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 달러화 가치 하락을 대비하며,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미리 대비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제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재앙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레스터 서로는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은 다시 한번 거대 두 이웃(중국과 일본) 국가에 끼어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됐다" "수출주도형 성장 전략은 더 이상 한국이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등 아픈 충고를 서슴지 않는다.
누구도 전체 윤곽을 가늠하기 힘든 세계화에 대한 한 편의 잘 만든 다큐멘터리인 이 책에서 레스터 서로는 가장 먼저 행동하는 이들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잘 준비하는 이들이 승리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귀띔한다.
이 현란하게 변하는 경제 게임의 속도,규모,방향에 정통한 지식책임자(CKO:Chief Knowledge Officer)를 기업도,국가도 당장 채용하라고.그리고 세계화에 용기 있게 동참하라고.
384쪽 1만8000원
김장희(국민은행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