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래 성장동력‥김종갑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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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새벽녘에는 서늘함마저 느껴져 여름도 더위도 이제는 끝자락에 놓인 듯하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대덕단지의 감나무,대추나무에서는 어느새 토실토실하게 살찐 열매가 탐스럽다.
풍성한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선남선녀의 가을걷이인 '결혼'시즌도 시작된다.
결혼은 두 남녀에게는 인륜대사(人倫大事)이면서 인적자원을 재생산하는 출발점이 되는 국가대사이기도 하다.
더욱이 출산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1.16명으로 떨어지고 보니 국가적 관심은 더 커지게 되었지만 늘어나는 독신주의,높아지는 결혼 연령,낮아지는 출산 관심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KDI는 2010년까지 노동력 증가의 성장기여를 0.7%,물적·인적 자본의 성장기여를 2.5%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니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크게 증가시키는 길 밖에 없게 되었다.
과연 5%대의 성장이 가능해 질 것인가? 우리나라는 80년대 상반기에 생산성의 성장기여가 2.4%나 되었다.
그 이후 이 수치는 계속 감소하다가 90년대 중반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외환위기 이후 2002년까지 5년여 동안에는 특허출원이 거의 정체상태로 미래성장동력,특히 기술역량은 키우지 못해왔다.
지금의 성장실적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2003년부터 금년 상반기까지 특허출원은 연평균 15% 증가하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특허출원도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과 KD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허출원 1% 증가시 GDP는 3~5년 후 0.11% 증가한다고 한다.
2003년부터의 R&D성과는 주로 2006년 이후의 성장에 반영될 것이며 성장효과는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의 경제성적표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조급해 하거나 비관적으로 흐를 이유는 없어 보인다.
문득 수첩을 들여다보니 이번 주말에 참석할 결혼식이 세 곳이나 된다.
아직 본격적인 결혼시즌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면,혹시 적령결혼이 늘어나서 출산율이 바닥을 치게 되는 반전의 신호는 아닌지? 뭐니뭐니해도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은 인적자원이 아니겠는가? 국가적 여망(?)을 안고 새출발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