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인 하우스' 부활 .. 계열사 물량 전담

광고업계에 인하우스(in-house)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인하우스는 계열사 광고를 전담하는 회사로 외환위기 전까지는 국내 광고업계를 이끄는 메이저 광고회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LG애드 금강기획 등이 잇따라 외국계에 넘어가 현재 10대 광고회사 중 제일기획(삼성),대홍기획(롯데),오리콤(두산)만이 인하우스로 분류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이 출범하면서 재계에 인하우스 설립바람이 다시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재 인하우스 광고회사 설립을 추진 중인 기업으로는 SK 오뚜기 명인제약 등 4~5개 정도로 알려진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TBWA와 광고계약이 만료되면서 계열 광고회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9년 다국적 기업인 TBWA월드와이드가 관계사였던 태광멀티애드를 인수할 당시 SK는 2004년 말까지 일정 광고를 TBWA에 배분하고 인하우스를 설립하지 않기로 옵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SK측이 계약이 만료된 올초 광고회사를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는 바람에 다소 늦춰졌다"며 "현재 인력스카우트 등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LG그룹에서 분리한 GS그룹은 실버블렛이란 독립광고대행사를 인하우스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버블렛은 외국계 광고회사인 BBDO코리아 이강원 사장이 지난 1999년 설립한 독립광고 대행사로 이 대표는 최근 보유지분을 실버블렛 임직원에게 전부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버블렛은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등의 광고를 전담하고 있다. 한해 광고물량이 300억원대에 육박하는 중견식품업체인 오뚜기도 10월께 출범시킨다는 목표로 계열광고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2개 광고회사에 최근 계약종료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해 광고물량이 150억원대인 명인제약도 계열광고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인하우스 광고회사 설립에 대해 업계에서는 광고주 입장을 잘 이해하고 보안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론과 세계 광고산업 발전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판론이 함께 나오고 있다. 광고업계의 한 중견 간부는 "외국의 광고업계는 광고주가 전문기업에 광고를 맡기는 아웃소싱이 일반적인 추세"라며 "광고주만 있으면 누구나 광고회사를 차릴 수 있다는 안이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광고마케팅이 경영일선에 나서는 기업 2세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분야로 꼽히는 점도 잇단 인하우스 설립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