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대책 이후...] 엇갈리는 경기영향 전망

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이 향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한국은행과 현대경제연구원이 엇갈린 분석을 내놔 눈길을 끈다. 이번 대책이 10·29대책과 비슷한 효과(강남 집값 5% 안팎 하락)를 낼 경우 한은은 경기 위축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본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나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4일 '8·31 부동산 종합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이번 대책으로 전국 주택가격이 2006년 말까지 현재보다 3%(강남 10%,수도권 5%) 하락할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0.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분석은 민간소비 증가율은 0.24%포인트 하락하고 건설투자 증가율은 0.27%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추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03년 10·29대책을 발표한 직후 강남권 주택가격은 4.5%가량 하락했다. 따라서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 효과가 10·29대책과 똑같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0.045%포인트 정도 하락한다고 한은은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8·31부동산 대책의 영향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이번 대책으로 지난 10·29대책과 동일한 부동산 경기 위축 효과가 나타날 경우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5%포인트 하락하고,민간소비 증가율은 0.3%포인트가량 떨어지는 데다 건설업 부진에 따라 취업자수가 4만3000명 정도 감소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똑같은 가정을 놓고 그로 인한 경제성장률 감소효과를 추정했는데 무려 20배(현대경제연구원 추정치 1%포인트/한은 추정치 0.045%포인트)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두 기관은 그러나 중·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주택가격 안정으로 경제의 고비용 구조가 해소되고,부동산에 몰려 있던 부동자금들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공급되면서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공통된 견해를 나타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