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테라소자팀은‥1년내내 쉬지 않는 '365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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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금속-절연체 전이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 뒤에는 '테라전자소자팀'이 있었다.
1년 내내 쉬지 않는 '365일팀'으로 유명하며 양보없는 논쟁으로 팀이 깨질 위기도 여러 차례 넘겼다.
테라소자팀 최고참은 강광용 박사(54).서울대 공대 70학번인 강 박사는 1989년 ETRI에 투신해 초전도분야를 연구해왔다.
대학 졸업 후 한동안 기업체에서 근무하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 부산대 자연과학대학원에서 물리학으로 전공을 바꿔 박사학위를 땄다.
테라소자팀에서 그의 역할은 시어머니역.고집 센 팀원들을 때로는 꾸짖고 때로는 다독이며 팀을 이끌었다.
연구의 기반인 각종 고가 장비를 들여놓은 것도 그의 공이다.
그의 전문분야는 초전도 마이크로 소자.김 박사가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의견을 교환하며 같이 고민했다.
김 박사가 연구하던 분야에 대한 반대가 심할 때도 원군이 됐다.
한때 연구과제 지원이 없어졌지만 고집스럽게 김 박사와 함께 단둘이서 연구하기도 했다.
채병규 박사(38)는 부산대 물리학과 출신이다.
주로 메모리 반도체를 연구하며 테라급 소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의 특성을 잘 알며 직접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기도 한다.
채 박사는 김현탁 박사와 가장 많이 싸웠다.
그는 반도체 트랜지스터와 모트 트랜지스터의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모트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논쟁과정이 오히려 여러 연구 오류를 지적하는 순기능 역할을 했다.
채 박사는 모트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바나듐옥사이드 박막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봉준 박사는 32살의 젊은 인재.박사과정 때부터 ETRI와 관련된 연구에 적극 참여했고 지난해 이 팀에 합류했다.
김현탁 박사 소개로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손재주가 뛰어나 각종 측정기자재를 만드는 데 독보적인 역할을 했다.
측정할 때 쓰이는 소자는 그의 손에서 척척 만들어졌다.
'순둥이'로 통하지만 밤샘연구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한다.
테라소자팀의 막내인 이용옥 박사(31)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광전·광소자분야 전문가다.
모트 전이를 실험하고 입증하는 과정에서 '점프현상'(모트 절연체가 순간적으로 도체로 변하는 현상)을 측정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모트 절연체 분야와 광전·광소자를 응용해 새로운 소자를 만드는 게 꿈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