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번 도전끝에 앵커" ‥ CNBC아시아 메인앵커 한국계 사브리나 강


"미국사회에서 방송사 앵커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52개 지역방송국을 노크한 뒤에야 가까스로 일리노이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도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4월 싱가포르의 CNBC아시아로 옮겨오면서 메인앵커를 맡게 됐지요."


한국계 미국인으로 경제전문 방송인 CNBC아시아의 메인앵커를 맡고 있는 사브리나 강(35)은 "앵커는 높은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업이지만 젊은이들이 도전해 볼 만큼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 유학간 한국 부모 사이에서 세 자매 중 첫째로 태어나 시애틀에서 성장했다.


워싱턴주립대학에서 정치학으로 학사학위를,노스웨스턴대학에서 방송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땄다.


대학졸업 뒤 방송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각 지역방송국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지 않았다.
52번의 도전 끝에 어렵사리 방송기자의 꿈을 이룬 그녀는 줄곧 미국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4월부터 싱가포르로 옮겨와 일을 하고 있다.


"언젠가 인텔의 고위임원을 인터뷰 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정보기술(IT)의 발전이 어디로 향해갈지 알고 싶다면 아시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아시아에서 일하게 된 것도 아시아의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지요."


그녀가 생각하는 앵커의 매력은 무엇인지 묻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제일 좋은 점"이라고 대답했다.
"이번에 한국에 와서 황우석 박사,김기덕 감독과 같은 유명인사들과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제가 앵커가 아니라면 언제 이런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겠어요."


CNBC의 경우 앵커가 취재를 하는 기자의 역할을 겸하고 있어 직접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는 일이 잦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앵커와 기자의 역할분담에 대해 그녀는 "기자가 취재해 온 뉴스들을 적절히 조합해 전체적인 뉴스의 분위기를 만들고 이끌어 나가는 게 앵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결혼 뒤 6년 동안 애기가 없다가 올 연말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그녀는 "하루 빨리 우리 아기를 만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