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데이트코치] 궁합이 나쁘다는데...

유병선씨(32·가명)가 가장 싫어하는 직업은 역술가다.


그들이 내놓은 궁합 때문에 결혼을 약속한 애인과 헤어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권유로 무심코 궁합을 보러 간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좋은 말과 나쁜 말 반반씩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두 사람의 궁합이 어떤지 물었더니 "차라리 헤어지는 게 좋겠다"는 풀이를 받았다.

찜찜한 마음에 며칠 후 다른 곳을 다시 들렀는데 그곳에서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나쁜 말을 들어 기분만 잡쳤다.


여자친구는 궁합을 본 후 결혼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눈치다.


서로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지 궁합이 무슨 상관이냐고 목소리를 높여봤지만 효과가 없었다는 유씨.데이트 코치는 '궁합의 늪'에 빠진 유씨에게 어떤 처방을 내릴까.
◆코치:여자친구 분의 심정도 이해는 갑니다.


가는 곳마다 안 좋다고 하니 걱정되는 것이 당연하지요.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은 설득을 해야 합니다.


궁합이 좋다고 나쁜 일 안 생기나요.


궁합은 '예방주사'라는 논리를 펴보세요.


'예방주사 맞아도 감기 걸리는 사람 있다,그래도 경미하게 지나간다,궁합도 나쁜 일 일어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고 말입니다.


그래도 안 되면 좀 더 강력한 작전이 필요합니다.


점집을 한 곳 정해 미리 사정 얘기를 해서 좋은 풀이를 받아 놓은 다음 여자친구를 데리고 가는 겁니다.


비정상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도저히 설득이 안 된다면 이 같은 방법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경험자들에 의하면 열 곳에서 궁합보면 3~4군데는 좋게 나온다고 합니다.


점술인에 따라 남녀의 사주를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에 100% 좋거나 100% 나쁜 경우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궁합 문제를 해결하고 결혼준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지 못하면 결혼한 후에도 궁합을 의식하게 됩니다.


살다 보면 나쁜 일도 생기게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궁합 얘기가 나오면 곤란합니다.


"궁합이 나쁘니 피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면 정말 힘들어지니까요.


병선씨가 사랑의 힘이 궁합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내기를 바라겠습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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