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아파트, 카자흐에 '수출'

중견 건설업체인 동일토건(대표 고재일)이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총 분양가 1조원 규모의 아파트 분양에 나섰다. 국내 업체가 카자흐스탄에서 아파트를 분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동일토건(현지법인 하이빌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 신행정수도 아스타나시의 경제특구인 마기스트랄가 12번지 일대 6만평 부지 위에 오는 2009년까지 6단계에 걸쳐 주상복합아파트 40개 동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 33층 규모의 비즈니스센터 1개 동과 6900여평의 상업시설도 단계적으로 조성된다. 총 사업비(총 분양가) 규모는 10억달러다. 동일토건은 이미 지난 10일 아스타나시에서 모델하우스 개장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섰다. A블록 5개 동 20~130평형 383가구가 첫 분양 대상이다. 분양가는 한화로 평당 500만~550만원이다. 카자흐스탄의 구(舊) 수도 알마티의 최고급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이다. 모델하우스 개장 기념식에는 슈케예프 아스타나시 시장,황명호 동일토건 사장,이성재 하이빌 카자흐스탄 사장과 현지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동일토건이 짓는 주상복합은 아스타나시 한복판을 흐르는 이쉼 강을 사이에 두고 대통령 궁과 맞붙어 있고 인근에 정부청사·대사관·각 공사와 비즈니스 센터 등이 밀집해 있어 카자흐스탄 엘리트층의 고급주택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일토건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의 새 수도인 아스타나의 중심부 '금싸라기 땅'에서 대단지(3000여 가구)를 조성해서인지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동일토건 고재일 회장은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직접 '한국의 하이빌과 같은 아파트를 지으라'고 현지 건설업체에 공문을 보냈을 만큼 한국의 주택 시공능력이 호평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카자흐스탄 내 주택사업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펀드를 통한 한국인들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