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 매매도 임대도 안돼 "정부서 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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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주택공사 등에 매입을 요청하는 다가구주택 매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11일 주공 등에 따르면 주공과 지방공사(부산 대구)가 지난 9일 5개월여에 걸친 다가주주택 매입 의뢰를 마감한 결과 전국에서 총 1만5600여가구가 신청했다.
공기관의 다가구주택 매입사업을 처음 시행한 지난해의 1500가구에 비해 열 배 늘어난 수준이다.
서울이 5900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기 3700가구,대전 1400가구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매입 의뢰가 쇄도한 것은 다가구주택이 최근 들어 '골칫거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주택 임차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임대가 안 되는 데다 시장에 내놔도 팔리지 않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W공인 관계자는 "아파트와 달리 다가구주택의 경우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지만 보러 오겠다는 사람조차 없다"면서 "전셋값도 아파트는 오르는데 다가구주택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만성적인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환위기 이후 다가구주택의 규제 완화를 통해 졸속 공급에 나서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완화조치 이후 다가구주택이 난립,열악한 주거시설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