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땅 제발 좀 사주세요" .. 매수청구 상반기 170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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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환경청 이순우 주사(37·여).상수원 수질보호를 위한 수변구역 토지매수 실무자인 이 주사는 땅 보러 다니느라 바쁘다.
땅을 팔겠다는 지역 주민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왜 땅을 빨리 안사주느냐"는 주민 성화를 받다 보면 자신이 부동산업자인지 공무원인지 헷갈릴 정도다.
환경부가 요즘 신이 났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 상수원지역 토지매수 사업이 6년여 만에 제대로 불이 붙어서다.
한강 유역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 1999년만 해도 "금싸라기 땅을 왜 파느냐"는 반발이 많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달라졌다.
전국 4대강으로 사업이 확대된 2003년 786건으로 크게 늘어난 매도신청 건수는 지난해 1747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6월 말 현재)에만 1702건에 달했다.
그동안 사들인 땅은 여의도(90만여평) 면적의 4배 크기인 388만여평.금액으로는 약 2654억원어치에 이른다.
환경부는 '오염원'으로 판단되면 무엇이든 사들인다.
축사 주유소 모텔은 기본이다.
짓다 만 아파트단지도 사들인 뒤 초지로 조성했다.
최근 경기도 양평 옥천면에서 단일물건으로는 최고가인 38억원에 음식점을 매입했다.
환경부가 대체로 시가보다 낮은 값을 쳐주는데도 파는 입장에선 고마울 때가 더 많다.
수변구역 토지 거래 자체가 쉽지않은데다 상업적 재개발도 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고민은 예산 형편상 매도신청을 다 들어줄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매입물건을 팔 생각은 없다.
오히려 환경부는 2010년까지 8500억원을 투입해 1776만평을 더 매입,녹지나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수변구역의 7%에 달한다.
환경부 김낙빈 유역제도과장은 "상수원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변모한다면 그보다 확실한 투자가 어디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