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놓고 신경전 .. 한은 내달 인상 가능성에 재경부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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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가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데 대해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박병원 차관 등이 총력 저지에 나서고 있는 것.
박 총재는 지난 8일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기 등 모든 상황이 우리 예상대로 간다면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에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경기가 8월에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저금리의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최근 물가가 안정돼 있지만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면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점도 콜금리 인상의 이유로 제시했다.
박 총재의 이 같은 발언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재경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한 부총리는 지난 8일 금통위 직후 "(금리정책의)모든 것은 금통위가 책임지는 것"이라면서도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를 올리겠다는 금통위의 의견은 당연하고 원론적인 얘기 아니냐"고 말해 박 총재의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 부총리는 앞서 금리 인상의 주된 근거가 되고 있는 저금리로 인한 시중의 과잉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도 "풍부한 유동성이 가계와 기업으로 흘러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박 차관은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현재 경기회복세가 견조하지만 고유가 등 불안요인이 남아있어 금리를 올릴 요인이 약화되고 있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물가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아서인지 안정돼 있고 부동산 가격도 8·31대책 이후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유가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재경부가 금리 인상에 대해 반대 의견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한은은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정책기획국장은 "금통위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재경부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이 국장은 "과거에 금리를 올릴 때도 정부는 부정적이었다"며 "이번에도 언제 금리를 올릴지 모르나 인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