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두둥실' … 높이높이 난다


금융주가 12일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했다.


신고가에 오른 종목 중 절반가량을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차지했다.
사상 최고치 돌파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는 증시의 새 주도주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이뤄진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며 자산건전성이 높아진 데다 내수 회복과 증시 활황이라는 외부 요인도 가세해 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금융주 동반 신고가 행진
이날 거래소시장에서는 17개 금융주가 신고가에 올랐다.


신고가를 기록한 38개 종목의 45%가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주로 채워쳤다.


특히 증권주는 업종지수가 6.3%나 치솟으며 좀처럼 보기 힘든 강세장을 연출했다.
동부 교보증권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10개 증권주가 신고가였다.


삼성 우리투자 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도 6% 이상 상승했다.


은행주 중에서는 국민은행 신한지주 대구은행 한국금융이,보험주는 신동아화재 제일화재가 최근 1년 새 가장 높은 주가에 올랐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도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건설 무역주 등과 함께 80~90년대 '트로이카주'로 불렸던 금융주는 이번 대세 상승장에서는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뚜렷한 상대적인 우위를 보여주며 주도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수익성 개선과 저평가의 조합


금융주의 강세는 실적 개선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반면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7개 주요 상장 은행은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많은 3조67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익증가율은 우리금융 374%,국민은행 277%,기업은행 106%,신한지주 82.5%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7년여가량 진행한 부실처리를 작년까지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이익의 성장속도와 안정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산에서 대손상각비 대출채권매각손 등이 차지하는 '신용손실률'은 2003년 1.8%,2004년 1.4%,올 상반기 0.5%로 급속히 낮아졌다.


하이닉스 LG카드 대우계열사 등 부실기업의 정상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고 신용카드 부실도 마무리돼 향후 2~3년간 안정적인 이익을 낼 전망이다.


반면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로 대만(1.7배) 일본(1.5배) 호주(2.1배) 등 경쟁국보다 20% 이상 낮아 추가 상승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주는 증시 활황의 수혜가 예상된다.


한화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거래소에 상장한 20개 증권사의 1분기(4~6월) 영업이익이 75%나 급증했고 수수료 인상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며 "앞으로 증권주의 본격적인 상승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주도 배당이 쏠쏠한 데다 저성장 국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익구조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6~7배 수준이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