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7] 오락가락 통화정책

[앵커] 한국은행과 정부가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을 내는 사이 채권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과 향후 전망을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최진욱기자,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어제 한국은행 박승 총재의 콜금리 인상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면서요? [기자1] 그렇습니다. 한 부총리는 지난주 박 총재가 9월에라도 콜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정부도 한은의 금리인상에 찬성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제 채권시장에서도 기준물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이 이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방향을 잡지 못하다가 결국 지난 월요일보다 0.06%포인트 상승한 연 4.55%로 마감됐습니다. 문제는 한 부총리가 여기에 전제조건을 달았다는 점인데요. (CG1) 한덕수 경제부총리 "금리결정시 최우선 고려대상은 물가안정" (9.13 정례브리핑) 한 부총리는 "한은법에 따르면 금통위가 금리 결정을 할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물가 안정"이라면서 "금리 인상 여부는 금통위가 물가 안정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다른 경제지표들을 충분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질문2] 갑자기 부총리가 물가안정이라는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2] 간단합니다. 물가로 보자면 콜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부총리 스스로도 “현재 물가수준은 근원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5∼3.5%보다도 훨씬 낮은 2%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이나 부동산가격안정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본관 1층에 들어가면 "물가안정"이라는 네 글자가 씌어진 대형 현판이 걸려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한은은 물가안정이 그 존재근거입니다. 부총리가 한은의 존립근거를 강조한 것은 현재의 물가상태로는 콜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고, 결국 간접적으로 콜금리 인상에 반대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질문3] 하지만 일부에서는 각종 경제지표가 수개월전부터 바닥을 찍고 돌아선 상황에서 부총리마저 9월 경제지표를 확인하자고 함으로써 금리인상을 예고한 것이 아니겠냐고 해석하고 있다면서요? [기자3] 민간 경제전문가들과 시장참여자들 가운데 그같은 해석을 하고 있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CG2) 주요 경제지표 평가 (한은) 소비:회복세 지속 설비투자:증가전환 건설투자:회복세 약화 제조업-서비스업생산:증가세 확대 소비자물가:오름세 둔화 지난주 금통위 직후 한은이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발췌한 내수관련 각종 지표입니다.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경기는 한은의 전망대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석연휴가 끝난뒤 하나 둘씩 발표될 8월과 9월 경제지표가 이들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한은으로서는 콜금리를 못 올릴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질문4] 해마다 오락가락하는 통화정책의 중립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어떤 주문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4] 가장 중요한 책임은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입만 열면 중립성을 외치지만 이것을 글자 그대로 믿는 시장참가자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스스로 신뢰를 훼손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은 정부입니다. 통화정책을 여전히 자신들의 정책수단이라고 착각하는 관료들이 너무나 많은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고려해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 이 낡은 악습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혼란스럽습니다. 모두들 한은과 정부관계자, 심지어 정치인들의 발언까지 하나하나 무슨 암호문 해석하듯이 하고 있습니다. 사공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오락가락 갈피를 못잡는 한은과 정부의 통화정책에 대해 최진욱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