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세제 혜택 '재부상'

국회 일각에서 적립식 펀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논의하자고 나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선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가 필요하다는 증권업계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당 내에서 '부동산 거품을 막는 대신 주가를 확실하게 띄워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이미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불가 방침을 밝힌 데다,중장기 조세개혁 방향에도 어긋난다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부 의원 "검토해 볼 가치 있다" 적립식 펀드 세제혜택 부여가 다시 이슈로 부상한 것은 증권업계가 재경부의 벽에 막히자 여당을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업협회는 지난 7월 입법청원에 이어 '8·31 부동산 종합대책'발표 이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흘러나온 자금을 증시로 돌리는 데는 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주장이다. 증권업계는 건전한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고 젊은층의 노후대비를 유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증권업협회 등의 입법청원으로 이 문제가 가을 정기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라며 "김 의원이 입법청원 소개 의원을 맡았으며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석호 열린우리당 제3정조위원장은 "아직 당 차원에서 본격적인 협의를 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인하자는 취지에서 제기되는 주장인 만큼 주식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재경부 "이래저래 어렵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은 지난달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세제혜택이 없는 지금도 적립식 펀드에 돈이 모이고 있어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차관은 "현재 세입 사정이 나빠 불가피하지 않으면 추가 세금감면 혜택을 고려하기 어렵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경부는 또 각종 비과세나 조세감면 혜택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을 골자로 중장기 조세개혁방안을 마련 중인데,적립식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은 이런 방향에도 배치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경부는 이와 더불어 적립식 펀드에 세제혜택을 줄 경우 실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참여정부의 양극화 해소 정책방향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여·야 의원들이 이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세제혜택을 부여하기 힘들다는 정부의 판단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준동.김인식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