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체질 바뀐 증시 지속성장의 조건

羅 城 麟 최근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우리 경제를 위해 분명히 좋은 소식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로 인해 소비가 상승하게 되면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주가 상승 요인 가운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주가 상승 현상을 경기회복으로 연결시키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최근 주가상승의 주요인은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데 있다. 무엇보다 최근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으로 인해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자금이 매달 월급일 다음 날 8000억원 이상 증시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증시의 규모가 커지고 있고 따라서 주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증시의 단단한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1년 전 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섰을 때와 비교하여 우리 주식시장의 규모가 시가총액이나 거래대금에 있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진 것도 요인이다. 또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들이 IMF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재무구조가 훨씬 건전해졌고 기업수익률도 몇 배 이상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기업가치가 좋아졌으니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면 왜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주가는 500에서 1000 사이의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했을까. 그것은 소위 코리아디스카운트라 불리는 것으로 금융시장을 포함한 우리 경제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가 컸고 국제사회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았기 때문이다. 사실 올해 초에도 정부가 국정운영 방향을 경제중심으로 전환하고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확대하는 조치와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000과 500을 넘어섰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곧 이어 터진 각종 게이트와 외국계 펀드 일제 세무조사,과도한 부동산투기억제 대책,한ㆍ미동맹의 훼손,규제완화의 지연 등으로 인한 참여정부에 대한 불신이 4ㆍ30 재보궐선거의 참패로 이어지면서 주가는 다시 900대로 하락하였다. 다시 말해서 모처럼 살아나던 주식시장이 정치환경의 악화로 인해 주저앉고 말았던 것이다. 최근 증시의 구조적 여건은 올초보다 훨씬 낫다. 주식전문가들이 이를 두고 우리 증시가 대세상승 추세에 있다고 하고 당분간 주가지수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은 최근의 증시호황 분위기에 편승해 지나치게 밝게만 봐서는 곤란하다. 증시는 외부 변수에 따라 상승할 수도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증시호황의 지속 여부는 위에서 언급한 증시 자체의 체질 향상 외에 우리 경제의 회복 여부에 달려있다. 또 정국 안정 등 경제를 둘러싼 외부 환경도 증시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초고강도 부동산종합대책의 여파로 부동산가격이 경착륙한다든지,고유가 현상이 계속돼 세계경제가 어려움에 봉착할 경우 우리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면서 적립식펀드나 변액보험의 환매사태가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다. 현재로선 내수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는 나아지겠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 여부는 연정이란 승부수를 던진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이 얼마나 정치적 갈등을 초래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식투자자들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가 합리적인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여줘야 증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증시 환경 변화를 유심히 지켜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