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6일자) 일본기업은 왜 본국으로 회귀하나

지금 일본에서는 해외로 나갔던 공장들이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중소기업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기 바쁘고 대기업들은 국내투자보다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는 등 제조업 공동화(空洞化)가 우려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일본을 떠났던 기업들이 본토로 회귀(回歸)할 뿐만 아니라 도요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에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등 국내에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일본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공장을 돌리면 임금 부담은 크지만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을 높일 경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해외이전으로 첨단기술과 노하우가 중국 등으로 유출돼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기업들의 반성도 깔려 있다고 한다. 일본으로 회귀하거나 공장을 신설하는 기업들은 한마디로 경쟁력있는 기업들, 기술력있는 기업들이다.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제조업 공동화 우려가 크게 제기됐던 일본이고 보면 그 극복과정은 우리에게 좋은 참고사례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우리가 일본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시행착오를 줄여 기업들과 공장들이 다시 국내로 향하도록 할 것이냐는 점이다. 중국 동남아 등에 비해 임금이 높은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생산성을 높여 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것부터 여의치 않다. 혁신(革新)을 하기보다는 당장 고임금을 피해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들도 문제지만 임금이 생산성 향상과 무관하게 올라가고 자동화 등 제조공정을 혁신하려고 해도 전투적 노조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공장을 새로 짓고 싶어도 수도권 규제다 뭐다 해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어 놓기 일쑤다. 이런 기업환경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일본 지방정부들의 적극적인 유치노력이 기업들의 유턴에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뉘어 갈등만 일삼을 게 아니라 기업 유인책 경쟁을 전개해야 한다. 최근 지자체들이 외국인투자 유치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그런 노력의 절반만 국내기업을 유치하는 데 쏟아도 사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 일본 기업들의 유턴이 우리 기업들과 정부에 던지는 교훈이 실로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