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공세에 국내銀 '맞불'..은행 예금금리 인상전쟁

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중순 씨티,SC제일은행 등 외국계가 연 4.5~4.6%의 고금리 예금을 내놓고 고객 유치에 나서자 하나은행이 20일 연리 4.4~4.5%(1억원 이상)의 정기예금을 출시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최고 연 5.0%의 수신 상품을 내놓기로 하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섰다. '빅4'에 속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사실상 4% 중반대로 올라섰다. 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예금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예금은 느긋하게 대출은 가급적 서두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수신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금리도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4% 중반대로 껑충 하나은행은 지난 9일 1년제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그 후 10여일 만에 다시 0.50%포인트를 올려 20일부터 연 4.4%(1억원 이상은 4.5%)를 적용키로 했다.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는 금액에 따라 0.8~2.3%포인트나 인상했다. 비록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인상폭이 보기 드물게 크다"는 게 금융계 반응이다. 신한은행도 만기에 따라 최고 연 5%의 금리를 주는 수신 상품을 21일부터 판매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우승을 기념해 최고 수준의 금리를 준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예금금리 인상은 분기 말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객 이탈 방지가 주 목적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가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다소 불투명해 일단 금리 인상을 이달 말까지만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 추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등도 수신금리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홍석철 국민은행 수신팀장은 "경쟁 은행들의 금리 인상으로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나면 다른 은행들도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가파른 오름세 예금금리 인상으로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고객은 웃음을 짓고 있지만 대출고객의 인상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매주 한 번 고시하는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는 20일 연 5.67%로 1주일 전의 5.58%에 비해 0.09%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29일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가 연 5.50%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도 안돼 금리가 0.17%포인트나 올라버린 것이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연 4.97~5.89%가 적용되고 있다. 신한은행도 연리 5.17%이던 모기지론 최저금리가 20일 5.27%로 올라갔다. 하나은행도 지난주 연 5.18%이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를 5.26%포인트로 인상했다. 장진모·유병연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