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N H N, 따로 또 같이 '삼두체제' 경영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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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은 벤처로 출발한 회사답게 경영에서도 실험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2001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병한 직후엔 이해진(38)·김범수(39)씨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난해에는 김범수 사장이 단독대표가 됐고,올해 들어서는 최휘영 사장(41)과 김범수 사장이 각각 국내와 해외를 총괄하는 각자대표제로 전환했다.
NHN 경영진의 가장 큰 특징은 '삼두체제'라는 점이다.
두 각자대표가 국내사업과 해외사업을 이끌고 최대주주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이들을 돕는 독특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김 대표와 이 CSO는 대학 졸업 후 90년대 말 벤처기업을 설립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나온 김 대표는 98년 한게임을 세웠고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이 CSO는 99년에 네이버를 세웠다.
최 대표는 서강대 영문학과를 나와 연합통신 기자와 야후코리아를 거쳐 2002년 NHN에 합류했다.
세 사람은 성격이나 스타일,일처리 방식 등에서 그야말로 '삼두체제'라 할 만하다.
이 CSO는 '전략가'로 통한다.
현황과 전망을 명쾌하게 분석해 전략을 짜는 일은 그의 몫이다.
시장조사와 분석,전략 수립 등은 대부분 이 CSO의 머리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웬만해선 나서지 않는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이면서도 대표를 맡지 않고 CSO를 자임한 것은 전략가로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전형적인 '행동파'다.
강력한 추진력과 카리스마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중국법인 설립과 미국 시장 재도전은 모두 김 대표의 추진력으로 성사됐다.
게임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NHN 입장에서는 사실상 '최일선의 지휘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참모형'에 가깝다.
대표를 맡은 지 1년도 되지 않은 터라 단정하긴 어렵지만 야후 시절부터 그를 접해온 사람들은 대개 '참모형'이라고 얘기한다.
사업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검증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데 있어서는 최 대표가 적격이라는 얘기다.
리더로서는'덕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NHN 경영체제의 또 하나의 특징은 7명으로 구성된 '전략위원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NHN은 올해 전략위원회를 구성,글로벌 전략과 주요 사안에 관해 논의·결정하고 있다.
위원회 멤버는 '삼두체제'의 세 사람과 김정호 중국법인 대표,천양현 일본법인 대표,허홍 최고재무책임자(CFO),이석우 법무담당 이사 등이다.
삼두체제와 전략위원회.이는 '인터넷 제국'을 꿈꾸는 NHN만의 독특한 경영방식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살리고 나누고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각자의 개성과 장점은 살리고,책임과 권한은 나누며,회사의 미래와 비전에 대한 생각은 공유하자는 것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