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美고위인사 방북 성사시켜라" 직접 지시

북한 당국이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AP와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최고위층 인사들의 방북을 적극 성사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6자회담 타결을 계기로 북·미 관계가 급진전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은 "힐 차관보가 양국 사이의 핵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의 방북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북·미 간 신뢰 구축을 통해 북핵 문제의 걸림돌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직접 북한을 방문할 경우 북한 최고 지도부와의 담판을 통해 경수로 등 북핵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김 국방위원장이 북·미 양국 최고위층 인사와의 회담을 통해 핵문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풀어 나가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내 주요 의사결정이 철저히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뤄지고 북한이 외교적 현안을 정상회의라는 최고위층 간 협상을 통해 일괄 타결식으로 풀어온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 조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