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갤러리] '강'

양수를 여섯번이나 담았던


당신의 아랫배는
생명의 곳간,옆으로 누우면


내가 제일 고생이 많았다며


방바닥에 너부러진다
긴장을 놓아버린 아름다운 아랫배


누가 저 싱싱한 방앗간을


똥배라고 비웃을 수 있는가
-이정록 '강' 부분




'예쁜 것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예뻐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 시대의 명제가 돼가고 있다.


눈 코 턱은 물론 팔 허벅지, 심지어 배에까지 메스를 들이댄다.


그렇게 '다듬어진 예쁨'이 넘쳐나는 거리.상품화되는 육신들.우리네 어머니들의 주름진 손과 풀죽은 가슴과 늘어진 아랫배가 설 곳은 어디인가.


당신을 낳고 키워낸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것들에 왜 눈길 한번 주지 않는가.


늙고 병든 채 세상 한켠에 숨죽이고 있다해도,이 땅의 어머니들은 위대하다.
누가 뭐래도그들은 아름답다.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