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 도심ㆍ정유시설 비켜가.. 美 "예상보다 피해 적었다"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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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리타가 미국 동남부에 상륙,뉴올리언스를 다시 물바다로 만들었지만 다행히 인구밀집 지역과 핵심 정유 시설을 비켜가면서 당초 예상보다 피해 규모는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석유산업의 심장부인 텍사스주 휴스턴의 원유 정제시설이 가벼운 피해만 입은 데다 리타로 파괴된 일부 정유설비도 이르면 2주 안에 정상가동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해분석 기관인 에퀴캣은 리타로 인한 보험사들의 보상비용은 카트리나(400억~600억달러)보다 훨씬 적은 30억∼60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또 AIR 월드와이드도 리타로 인한 보험비용이 25억~5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리타는 뉴올리언스의 제방을 다시 무너뜨려 도시를 물바다로 만들었고 곳곳의 도로와 가옥 송전시설 등에 피해를 입혔다.
또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 경계 지역인 포트아서와 레이크찰스 등에서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리타의 영향권에 든 지역에는 26일(현지시간)까지 강풍과 300mm 이상의 호우가 예상되고 있어 미국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석유시설 피해 적어
미국 정부는 리타가 당초 예상보다 동쪽으로 진로를 틀었기 때문에 석유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부 크레이그 스티븐슨 대변인은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1차 보고를 분석한 결과 휴스턴 인근 정제시설 밀집지구는 경미한 피해만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리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포트아서 인근의 석유정제소 밀집지역이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지는 속단하기 이르며 정확한 피해 규모는 2∼3일 후 집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은 "포트아서에 있는 발레로에너지 정유설비(하루 생산량 25만배럴)의 냉각탑이 파괴됐으나 2주 정도면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멕시코만 석유시설의 피해는 전반적으로 가벼운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휴스턴 인근 지역 설비들은 하루에 원유 230만배럴을 정제하고 있으며 리타의 영향권에 놓였던 포트아서와 인근 버몬트에는 하루 170만배럴의 정제설비가 있다.
◆뉴올리언스 다시 물난리
리타로 뉴올리언스의 인더스트리얼 운하의 제방이 또 다시 붕괴됐다.
이 제방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붕괴됐다가 최근 임시 복구됐으나 이번에 또다시 무너져 도심 9번 구역과 세인트 버나스 패리시 지역을 침수시켰다.
이 지역은 3m 이상 물에 잠겼으며 배수를 완료하는 데 적어도 2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침수 지역에 주민들을 복귀시키려 했던 뉴올리언스시의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으며 시신 수습 작업도 지연됐다.
침수지역에서는 고립된 주민 수백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됐다.
리타는 이외에도 레이크찰스에 집중 호우를 뿌려 가옥 침수 피해를 유발했다.
또 송전시설 파괴로 80만가구에 전원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포트아서와 레이크찰스 버몬트 지역의 정제시설 및 석유화학 공장 지대도 피해를 입어 유독물질 유출에 따른 환경오염이 우려된다.
이와 함께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는 1905년 건설된 유서깊은 건물을 포함해 3곳이 불타는 피해를 입었다.
텍사스 주정부 고위관리들은 일부 주민들이 생활 불편 때문에 조기 귀환하려할 가능성에 대비,"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아직 고향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미시시피 주민 1명에 그쳤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