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 유통혁명] EPC글로벌 컨퍼런스에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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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D 기술을 산업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한 주역은 미국의 MIT 공대다.
이 대학은 기업간 물자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국제표준 상품코드 EPC(전자상품표준,Electronic Product Code)와 관련기기의 사용표준을 만들었고 물자의 유통단계마다 추적성과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세계적 공급망인 EPC 글로벌 네트워크를 설계했다.
소수 관련기업 간 상호 약속하에 독자 상품코드로 거래하는 현대 경제사회와는 달리 단일 표준으로 전세계 기업들이 거래하는 차세대 경제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월마트 질레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 아래 MIT가 만든 EPC 표준은 조만간 국제표준기구(ISO)의 공식 인증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러므로 향후 우리 기업들이 얼마만큼 EPC 표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된 세계적 행사인 EPC 글로벌 미국 컨퍼런스가 지난 9월 13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되었다.
RFID 관련 장비와 기술이 한자리에 모인 이 행사에는 각국 RFID 전문가와 석학을 포함,전세계 관련 업계에서 1600여명이 참가했으며 우리나라도 한국유통물류진흥원의 주관 아래 정부와 산학연 대표단 14명이 참석한 바 있다.
이 컨퍼런스의 화두는 단연 EPC 글로벌 네트워크와 차세대 표준인 EPC 'Gen2' 표준이었다.
1세대 표준에 비해 각종 기기 간 호환성을 갖추고 주파수 간섭 제어는 물론 인식 속도와 판독거리를 월등히 높였다는 Gen2는 차세대 거래관계의 기반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어 모든 참석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더욱 놀라운 것은 Gen2 표준이 작년 12월 말에 최초 발표된 지 불과 9개월 만에 이 표준에 맞는 최신형 태그와 리더기,프린터 등으로 300평 규모의 큰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는 점이다.
또한 월마트 질레트 HP 등 글로벌 기업들이 발표한 시범사례에 의하면 EPC 표준에 의한 상품인식률이 무려 98.3%에 달하며 이는 현 바코드 리더기 인식률보다 더 뛰어나다고 한다.
또 하나의 이슈는 RFID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특허문제였다.
최근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신개척지인 RFID 관련 특허 출원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유력 기업 간 특허를 서로 공유하고 연구하는 짝짓기 연합전선을 펴고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특허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 RFID 및 EPC 표준과 기술의 산업적용은 눈앞에 와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지원 아래 관련 기술개발 지원과 시범사업 등을 추진해 왔지만 선진국의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국내 RFID 및 EPC 추진체계와 전략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RFID·EPC 관련 부서인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를 포함,물자 관리 부서인 국방부 조달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적인 협의기구 발족이 필요하다.
또한 산학연관의 협동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가급적 민간주도로 각종 사업을 추진토록 하여 산업에 대한 적용을 원활히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국내에서 RFID 태그와 리더기 등 하드웨어를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점을 고려,정부가 기술개발 등을 적극 지원하여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