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의보료 이중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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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
지난 6월27일 정부는 암 심장 뇌혈관 등 중증질환에 대해 현재 47%에 불과한 건강보험 부담률을 2007년에 7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보장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현재 61.3%인 건강보험의 평균 급여율을 2008년까지 71.5% 이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로드맵은 독일 프랑스 영국은 물론 이웃 일본과 대만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국가는 평균 급여율이 80~90%를 상회하며,특히 대만의 경우 암 등 중증질환에 걸리면 '중대상병보장제'에 따라 보험자가 치료비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다.
전 국민을 가입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을 대만보다 6년이나 앞서 실시했음에도 불구,보장 수준에서 반대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원인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일례로 건강보험의 보장 수준이 낮으니 이를 보완하고자 다수의 국민은 생명보험사의 의료보험 상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고,이로 인해 이중의 보험료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올해 10조원 이상의 돈을 민간 의료보험료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료 수입의 40%를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러나 민간 의료보험은 지급률이 6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장 수준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공보험의 보장성을 강화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재정 확보가 필연적인데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급여율 향상으로는 보험 재정 확보 수단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얻기 힘들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료 부담률이 4.3%인 반면 대만은 2배 이상인 9.1%이고,유럽 선진국은 대부분 10%를 넘고 있다.
대만의 민간 의료보험료는 대부분 1만원 미만으로,그것도 치료비 때문이 아니라 입원시 특실 사용 등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심지어 한 가구가 매월 수십만원을 민간의료보험료로 납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급여율은 61%,다시 말해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부분이 약 40% 정도인데 총 건강보험료 중 40%를 차지하는 민간보험료를 국민건강보험으로 전환한다면 100% 급여,즉 돈 한 푼 안들이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성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