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하루 2000억 '뭉칫돈' ‥ 수탁액 17조원 돌파

종합주가지수가 1200선을 넘어서면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에 가속도가 붙었다. 주식형 펀드로 하루 평균 2000억원의 자금이 몰리고 적립식 펀드뿐 아니라 거치식 펀드로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증시 분석가들은 8·31부동산대책 여파로 부동산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당분간 증시로의 자금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형펀드 일주일 만에 1조 증가 2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재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17조원을 돌파했다. 16조원을 돌파한 지 일주일(5거래일) 만이다. 하루 평균 200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12조원에서 13조원으로 증가하는 데는 1개월20여일,14조원으로 증가하는 데는 1개월 남짓 걸렸지만 15조원,16조원 돌파는 20여일,17조원 돌파는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자금 유입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주식형 펀드로는 총 2조754억원,하루 평균 1092억원이 들어왔다. 8월에는 일평균 유입액이 618억원,7월엔 302억원이었다. 반면 투신사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지난달 각각 3조7540억원과 9조6055억원이 빠져나갔다. 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면서 채권형 펀드 잔액은 올해 들어 19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거액 자금도 속속 증시 유입 최근에는 채권이나 은행 예금 등 보수적으로 금융 자산을 굴리던 거액 자산가들도 주식형 펀드를 통해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 적립식 펀드의 경우 월 1000만원 이상,심지어 1억원 이상 정기적으로 적립하는 거액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삼성증권은 월 1000만원 이상 자동이체로 적립식 펀드에 불입하는 고객(법인 포함) 수가 올해 초 56명에서 8월 말 현재 485명으로 8배 이상 급증했다. 현대증권은 191명에서 314명으로,미래에셋증권도 83명에서 184명으로 늘어났다. 최근엔 10억~20억원씩 뭉칫돈을 한꺼번에 거치식 펀드에 넣는 '큰손'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재경 삼성증권 에프엔아너스 테헤란지점장은 "채권이나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던 고객들이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8·31 부동산 대책 이후 아직까지 본격적인 추세는 아니지만 일부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팔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영환 한화증권 서초 지파이브(프라이빗뱅킹)지점 차장은 "상가 등에 투자한 부유층 고객들이 향후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해 고민을 많이 한다"며 "발빠른 사람은 이미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고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에 대한 직접투자를 고려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 기조 유지될 듯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시로의 자금 유입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적립식 펀드 확산에 이어 개인들의 목돈이 증시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향후 금융회사의 자금 운용에서 주식 비중이 높아지는 등 기관화 장세가 지속적으로 펼쳐지면서 양호한 시장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