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지휘자 카플란 '시월의 부활'


지휘자 길버트 카플란(63)은 독특한 인물이다.명색이 지휘자이지만 그가 지휘하는 곡은 오직 하나,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뿐이다.


억만장자 경영인으로 소문난 그는 전세계 150개국에서 14만부 이상 팔리는 금융전문 잡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의 창간·발행인이기도 하다.
카플란이 오는 10월15일 성남아트센터 개관을 기념해 KBS 교향악단과 함께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물론 이번에도 연주할 곡목은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이다.


그가 '말러 2번 스페셜리스트'가 된 것은 23세의 경영대학원생 시절인 1965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하는 아메리칸 심포니오케스트라의 '부활'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이 곡을 처음 듣고 "수천 볼트의 번개가 몸을 관통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하는 카플란은 언젠가 이 곡을 직접 지휘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경영인으로 성공한 39세의 나이에 그는 개인교사를 두고 지휘공부를 시작했다.


레슨을 받은 지 2년 뒤인 1983년 마침내 카네기홀에서 아메리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자로 공식데뷔했다.


이후 그는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전세계 31개 유명 오케스트라와 50회가 넘는 순회공연을 가졌다.
1987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낸 첫 음반은 '뉴욕타임스 올해의 음반'에 선정됐으며 지금까지 나온 '부활'음반 중 가장 많이 팔렸다.


2003년 말러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빈에서 빈필과 녹음한 두번째 음반은 그가 기존의 악보들에서 발견한 400군데 이상의 오류를 바로잡아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번 한국 공연은 이 악보의 한국 초연이다.
성남아트센터는 1805석 규모의 대극장과 콘서트홀(996석),소극장(398석) 등을 갖춘 문화예술 전문공연장으로 오는 14일 개관한다.


(031)729-5615~9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