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공급·유통물량 급감 ‥ 3년새 70조이상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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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사이 상장 주식의 공급과 유통 물량이 급감하면서 무려 70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이 증시에서 퇴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동주식 비율도 큰 폭으로 감소,핵심 우량주들은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지수 상승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올 들어 9월26일까지 상장사의 주식 공급 물량(상장사 자본금) 감소 규모는 30조9637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03년 한 해 동안에만 상장 폐지와 구조조정에 따른 감자,이익 소각 등으로 공급 물량이 23조73억원어치 급감했다.
2004년에는 3조5893억원어치가 줄었으며 올 들어서도 지난 9월26일까지 4조3671억원어치가 추가로 감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규 설비투자를 줄여 사내 유보이익이 충분한 데다 저금리 상태 지속으로 은행권을 통한 자금 조달을 상대적으로 선호한 것도 주식 공급 물량 감소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 유통시장에서도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과 대형 외국계 펀드 등 장기 보유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이 늘어나면서 우량주 고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2003년 21조2123억원에 이어 2004년 16조1460억원어치,2005년 1월∼9월26일 2조9715억원어치 등이 추가 감소하면서 최근 3년간 40조3299억원어치의 유통 물량이 줄었다.
유통 물량 감소로 핵심 우량주들의 경우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1년 9월 37%를 기록한 발행주식 대비 유동주식 비율이 지난해 말 27%로 줄었고 올 들어 지난 8월 말에는 24%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에서 거래되는 우량주의 씨가 마르면서 기관이나 외국인의 소량 매매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